엔터기술·금성테크 등 59곳 '블랙리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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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소속부 정기 개편…205개社 '신분' 변경
아나패스·시공테크 등 57곳은 우량기업부 '상승'
미스터피자·예스24·울트라건설 등 12곳 '강등'
엔터기술 비티씨정보 등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59개 업체에 대해 ‘퇴출 주의보’가 내려졌다. 아나패스 시공테크 등 57개 업체는 소속이 벤처기업부 또는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격상’된 반면 미스터피자 예스24 울트라건설 등 12개 기업은 우량기업부에서 벤처 또는 중견기업부로 ‘강등’됐다. 1000여개 코스닥 기업의 20%에 해당하는 205개 기업의 ‘신분’이 바뀐 만큼 이번에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소속부가 변경된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2012년 코스닥시장 상장 법인 소속부 및 투자주의 환기종목 정기 지정’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새로 바뀐 소속부제는 2일 증시 개장과 동시에 적용된다. ◆59개사 ‘퇴출 주의보’
투자주의 환기종목은 일종의 ‘투자 요주의 대상’이다. 부실 징후가 보이는 기업을 투자자가 사전에 알 수 있도록 거래소가 ‘조심하라’는 사인을 미리 보낸 것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 투명성 등을 고려해 이날 59개 업체를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했다. 현재 관리종목인 28개사와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10개사를 제외하면 21개 업체가 이번에 새로 지정됐다.
중견기업부에 소속됐던 한림창투 르네코 일경산업개발 금성테크 등 12개 기업이 매출 부진, 수익성 취약 등의 이유로 신규 지정됐고 벤처기업부에서는 엔터기술 지엠피 티모이앤엠 등 9개 기업이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다스텍 알앤엘삼미 아로마소프트 등은 투자주의 환기종목에서 중견기업부로 격상됐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분류된 기업은 촘촘한 감시를 받게 된다. 최대주주가 바뀌거나 경영권 양도계약을 체결하면 즉각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에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새로 지정한 업체(관리종목 36개 제외) 33개 중 15개사는 상장폐지 등을 통해 퇴출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며 “이번에 새로 지정된 업체 중에서도 일부는 퇴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개 기업은 강등, 57개 업체는 영전
각 기업이 몸담게 되는 소속부도 대거 바뀌었다. 코스닥 대표 기업으로 구성하는 우량기업부 소속은 182개에서 227개로 45개사 늘었다. 우량기업부에 들려면 자기자본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6개월간 시가총액이 평균 1000억원이 넘어야 한다. 3년 평균 매출(500억원 이상)과 당기순이익(30억원 이상)도 일정 기준을 웃돌아야 한다. 도이치모터스 등 벤처기업부나 중견기업부에 소속된 57개 업체는 이런 기준을 충족해 새로 우량기업부에 합류했다. 반면 우량기업부에 있던 12개 기업은 벤처 또는 중견기업부로 추락했다. 엘앤에프와 SKC솔믹스는 실적 부진 여파로 벤처기업부로 소속이 바뀌었다. 나우콤 오리엔탈정공 미스터피자 울트라건설 유아이엘 캠시스 예스24 이건창호 한국캐피탈 역시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신분이 격하됐다.
◆“구조조정 신호탄” vs “실효성 없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거나 소속부가 강등된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투자주의 환기종목을 ‘졸업’했거나 소속부가 격상된 업체는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소속부제 변경이 개별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소속부가 어디냐’가 아닌 개별 기업의 실적과 성장 전망이란 이유에서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도 “특정 기업이 어느 소속부에 소속됐느냐는 해당 회사의 기본 체력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일 뿐 투자수익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며 “웬만한 변수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소속부제 변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김유미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