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멘토' 최시중 구속

파이시티서 8억 받은 혐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30일 발부됐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명목으로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0여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 전 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금품 공여자의 일관된 진술 등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수사진행 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법원 기소를 위해 최 전 위원장이 수수한 돈의 대가성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건강이 악화돼 오는 14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심장혈관 수술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수술을 위해 일시 구속집행을 정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청탁 대가로 받은 2000만원가량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 계좌를 통해 세탁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박 전 차관에게 2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MB(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최 전 위원장의 구속과 ‘왕 비서관’으로 통하던 박 전 차관의 비리 연루 등 잇따른 악재로 현 정권의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병일/이고운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