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아름다운 동행] 현대중공업, 계열사별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현대중공업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를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실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부금 5000억원 규모의 ‘아산나눔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또 중소기업청과 함께 300억원 규모의 기술개발 협력펀드를 조성, 중소기업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현대중공업에서 전략 구매를 해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현대중공업은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우수업체’로 선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적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상생전략이 필수적”이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수출입은행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은 협력사와는 대출기간 동안 공급 계약을 유지해 자금난을 덜어주기로 했다.현대중공업은 2009년부터 기업은행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만들어 운용해왔다. 지금까지 대출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받은 1, 2차 협력사들이 총 224곳에 이른다. 지난달 23일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조선 3사가 기업은행과 ‘협력기금 공동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했다. 협력사들은 동반성장 펀드를 이용하면 시중은행보다 최대 2%포인트 낮게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동반성장 펀드 규모가 3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자금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가 필요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올초 ‘공생발전 3대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비핵심사업 진출 자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철수 △내부거래위원회 및 공생발전추진위원회 신설 등의 실천방안을 담았다.

회사 관계자는 “(공생발전 추진전략 발표는) 동반성장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라며 “협력사들의 사업 기회를 확대시켜 서로가 상생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적합업종 철수 방침에 대해 “핵심 사업이 아니거나 연관 사업이 아닌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자제한다는 원칙을 갖고 상생의 생태계 조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일부 품목에 시행하고 있는 구매대행을 축소시켜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를 늘려주기로 했다. 경쟁입찰제도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SI(System Integration)·광고·건설·물류 등 회사의 핵심 업무와 관계가 없는 분야에 대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간 거래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각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 적극적인 관리·감독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동반성장 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컨트롤타워인 ‘공생발전추진위원회(가칭)’를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대·중소기업 간 공생발전과 동반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