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최악의 상황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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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박문환 > 언제나 시장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장은 현명하게 판단하는 편이다. 그래서 국가별 혹은 업종별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 주가가 왜 빠졌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오늘 새벽 프랑스 주가는 많이 올랐다. 문제국이라고 볼 수 있는 이탈리아도 2% 넘게 많이 올랐다. 하지만 유독 그리스증시가 무려 6.7% 폭락했다. 채권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237bp나 급등했다. 이것은 시장에서 프랑스의 정치적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그리스의 경우 시장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오늘 새벽 메르켈 총리는 25개국이 합의한 것을 뒤집을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강하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16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금 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뿐이지 이미 독일에서조차 메르켈의 긴축일변도 정책에 대해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르켈 역시 쉽게 올랑드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슈퍼 일요일이었던 지난 5월 6일 독일에서도 지방선거가 있었다. 메르켈의 기민당은 또 다시 참패를 기록했다. 독일은 그래도 경제가 잘 돌아가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결과치를 가져왔다는 것은 그만큼 메르켈의 정책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기민당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사민당의 당수 가브리엘은 얼마 전 이렇게 이야기했다. 올랑드의 성장정책을 지지한다고 말이다. 물론 나중에 살짝 메르켈의 신 재정협약에 성장이 고려될 경우 지지하겠다는 말로 바꾸기는 했지만 아무튼 독일 내에서도 메르켈의 정책은 분명 시험대 위에 올라와있다.
물론 올랑드의 모든 주장이 모두 관철되기는 어렵지만 이런 상황, 즉 메르켈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깊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올랑드의 정책이 파고들 여지가 많다. 그런 점에서는 올랑드도 마찬가지다. 과거 미테랑 대통령 때와는 조금 다르다. 프랑스가 독일을 대등한 입장으로 외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올랑드는 관료로서의 경험치가 작다. 즉 양쪽 다 칼날을 세울 수 없는 처지인 만큼 오히려 화합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6일 프랑스와 독일 간 정상회담이 있다. 이 결과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신 재정협약에 대해 메르켈이 버티고 올랑드가 뒤집기를 바라는 극한의 대치상황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리스가 문제다. 특히 시장에서는 적어도 스스로 집도를 하고 도장을 찍었던 사마란스마저 딴 소리를 했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다. 씨티그룹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최대 75%까지 상향됐다. 결국 최근 유로존의 문제는 프랑스가 아니라 역시 그리스였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처음에는 워낙 같은 유로화에 대한 믿음이 있어 일부 은행들이 그리스의 헤어컷에 조금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지금은 은행들이 충당금을 통해 그리스 퇴출에 대해 대책을 세워뒀을 가능성이 높다.
증거를 제시하겠다. 첫째, 유로화의 낙폭이 과거와는 조금 남다르다. 오늘도 한때 1.3달러가 잠시 훼손됐지만 결국은 지켜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유로화가 오히려 1% 정도 강세를 보였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미 그리스 문제는 시장에서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번째, 유리보-OIS 스프레드가 그리스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안정권의 한계치인 50bp를 넘기지 않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금융권들이 공포에 질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스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충분히 대비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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