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줄줄이 '감자'…퇴출 주의보

최근 상장사들이 줄줄이 감자를 발표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 기업은 관리기업으로, 올해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감자를 실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감자를 결정한 기업은 8개(유가증권시장 1개, 코스닥 7개·선박투자사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5개, 2월 2개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감자를 결정한 기업 수는 총 1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감자 결정 기업(9개)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또한 두산을 제외한 전 종목이 주주 보유 주식을 소각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하면서 관련주 주가는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일부 부실 기업들이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감자 공시 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두 달 가량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4~5월 초에 걸쳐 감자 공시가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을 기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재차 후속 반기에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설 경우 상장폐지 수순을 밞게돼 이와 관련된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감자를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엔스퍼트 씨티엘 엑큐리스 휴바이론 지아이바이오 동양텔레콤 아이넷스쿨 평안물산 이그잭스 유일엔시스 등 10개 종목이고, 이 중 씨티엘과 엑큐리스를 제외한 전 종목이 관리종목이다.

특히 엔스퍼트 휴바이론 이그잭스 유일엔시스 동양텔레콤 등 5개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일 경우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이 중 동양텔레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올 들어 감자를 진행한 평안물산은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이미 퇴출이 결정됐다.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통상 연말 결산을 앞두고 감자를 통해 한계 기업들이 상장 폐지 요건을 회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고, 2분기가 중반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