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아이파크 잇단 유찰

감정가 42억서 27억으로↓…은마 4채도 모두 유찰
정부의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이 발표된 지난 10일 법원 경매에 나온 서울의 최고가 아파트 ‘삼성동 아이파크’(사진)가 감정가격의 64% 수준까지 떨어졌다.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 여파로 경매시장에서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의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11일 대법원에 따르면 삼성동 아이파크 웨스트윙동 1201호(전용 195㎡·74평형)가 지난 10일 감정가격의 80% 수준인 34억원에 입찰에 부쳐졌으나 응찰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따라 감정가격 42억원(3.3㎡당 5675만원)인 이 아파트는 다음달 14일 세 번째 입찰(최저입찰가격 27억2000만원)에 부쳐진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같은 단지의 전용면적 168㎡(63평형)짜리 아파트도 두 번째 경매에서 유찰됐다. 감정가격이 36억원(3.3㎡당 5700만원)이었으나 결국 유찰돼 다음 경매에서 최저 응찰가격이 23억4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 아파트는 오는 15일 세 번째 입찰에 부쳐진다.

경매 전문가들은 한때 3.3㎡당 77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였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두 아파트 모두 2차 경매에서 낙찰될 것으로 예상했었다.경매 컨설팅업체인 EH경매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상위 1%가 거주하는 아이파크도 부동산 경기 침체를 비켜가지는 못하고 있다”며 “시장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가격이 충분히 떨어져 있어 3회차 입찰에는 두 건 모두 무난히 낙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강남의 대표적인 중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은마아파트도 사상 처음 4가구가 한꺼번에 경매로 나왔지만 모두 유찰됐다. 부동산 전문인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은마 등 강남권 아파트들도 요즘 두 번씩은 유찰된다”고 경매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