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시장, 10년만에 32배 성장…"쏠림현상 심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상장 거래된 지 10년 만에 32배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개설시 3444억원, 총 4개 종목으로 출발했으나 지난 3월말 순자산총액이 11조958억원으로 32배 증가했다.

2002년 10월 ETF의 순자산총액은 당시 코스피 대비 0.1%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2년 3월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1.0%로 커졌다.

일평균거래대금 또한 2002년에는 코스피의 1.1%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1년 7.1%까지 높아졌고, 2012년 3월말 기준으로는 8.2%까지 확대됐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거래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제로인 측은 풀이했다.

다만 일부 운용사에 대한 쏠림현상과 레버리지 등 파생상품 ETF 중심의 거래 형태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3월 기준 삼성운용의 순자산총액은 ETF 전체 순자산총액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20.3%), 한국투자신탁운용(15.8%), 우리자산운용(7.1%)을 포함할 경우 상위 4개사가 전체의 93.9%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삼성운용의 'KODEX 200'은 순자산총액이 3조4030억원에 달해 시장대표 ETF(6조4494억원)의 53% 비중을 차지했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는 레버리지와 인버스ETF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제로인은 "파생상품 중심의 거래도 문제"라며 "급등락 장세에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와 같은 파생상품을 사용한 특정 ETF들만이 활기를 띄는 왜곡된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혜숙 제로인 레이팅사업부 차장은 "파생상품 ETF의 일별 약정금액 재조정은 벤치마크 수익률 상승(하락)시 매입(매도)포지션을 가중해 파생상품 시장과 현물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파생상품 ETF 중심의 현행 시장구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