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 뛰어든 CJ', 스타벅스·메가박스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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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적진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외식·물류·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중인 CJ가 덩치를 불리기 위해 경쟁사와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물류 계열사인 CJ GLS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와 물류대행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CJ GLS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와 투썸커피의 경쟁사인 스타벅스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매장 수 기준으로 스타벅스는 4위(360여곳), 투썸플레이스와 투썸커피는 7위(230여곳)을 기록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일을 진행하면서 '경쟁사'라는 인식은 없었다" 며 "스타벅스의 경우 브랜드도 유명하고 국내 커피전문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CJ GLS는 내달부터 3년간 원두 및 기타 원부재료의 통관ㆍ검역에서부터 국내 물류센터 보관 및 입출고 관리ㆍ육상 운송 등 스타벅스의 물류 전 영역을 관리한다.
또 스타벅스의 물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PI(프로세스 혁신)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8만㎡(약 24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MPS(다목적 물류정보시스템) 등의 물류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CJ CGV의 경쟁사인 메가박스 씨너스에서 '컨디션 헛개수'를 판매한다. 이 회사는 메가박스 내 매점에서 헛개수와 팝콘으로 구성된 '헛개수 콤보세트'를 선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메가박스 론칭은 경쟁사라는 개념을 제외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어느 극장을 찾아도 헛개수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CGV에서 팝콘과 컨디션 헛개수를 조합한 '오리엔탈 웰빙 콤보' 세트를 출시했다. 이 세트는 월 평균 1억 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극장 이용자가 연간 5000만~6000만 명인 점을 감안할 경우 매출 신장을 위해 판매처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메가박스 씨너스의 점유율은 24%대로 업계 1위인 CJ CGV의 점유율(40%)에 못 미치지만, 2위인 롯데시네마(25%대)와 견줄만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CJ 계열사들이 잇따라 경쟁사와 손잡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근 불황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경쟁사끼리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며 "CJ도 경쟁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