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즐기는 中·日 관광객 급증세로 영업장 증설 붐…매출 크게 늘듯

Cover Story - 강원랜드

카지노업황 전망

日 골든위크·中 노동절 관광객…작년보다 30% 이상 방문
엔고로 일본인 구매력 높아져…중국인 1人 매출 한국인의 5배
카지노주는 주식시장에서 술·담배 관련 종목과 함께 ‘죄악주’로 불린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내외 관광객을 상대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랜드는 물론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럭과 파라다이스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102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하락세지만 파라다이스는 지난 15일 1만21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세븐럭을 운영하는 GKL과 강원랜드 주가도 지난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중국인 관광객 급증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카지노를 많이 찾는다. 파라다이스 매출 중 중국인 비중은 65%에 달하고, 일본인 비중도 22%나 된다. GKL 역시 일본인 비중이 36%, 중국인 비중이 28%로 매출의 60% 이상을 일본과 중국 관광객으로부터 얻는다.

한국을 찾는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28만명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엔화 강세가 호재가 됐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일본인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도 증가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는 222만명으로 전년보다 18.5% 늘었다. 올 들어서도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30%대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더구나 카지노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매출이 한국인의 5배에 달해 국내 카지노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친 4월 말~5월 초 한국을 찾은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집계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9일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은 5만4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중국인 관광객은 3만2300명으로 17% 증가했다. 이 기간에 다른 입국 경로를 포함한 일본 및 중국인 입국자는 15만명가량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카지노업계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일본 및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배경으로 국내 카지노업계는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1분기 994억원의 매출과 259억원의 영업이익, 2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늘었고 영업이익은 20.0%, 순이익은 22.6% 증가했다. 중국인 방문자가 5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2% 급증한 것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파라다이스는 2분기에도 전년 대비 2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GKL은 1분기 매출 1450억원, 영업이익 438억원, 당기순이익 353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39.8%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추정치보다도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GKL의 매출 성장세는 2분기 들어 다소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마케팅비 등 비용이 줄어 영업이익은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강원랜드의 1분기 카지노 매출은 31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증설 추진…고성장세 지속 전망국내 카지노업계는 올해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파라다이스는 오는 4분기 워커힐 카지노의 테이블을 30~50% 늘릴 예정이다. 3분기부터는 지난달 흡수·합병한 파라다이스 제주의 실적이 반영된다. 내년부터는 파라다이스 부산과 인천도 연결 기준 실적으로 집계돼 매출과 이익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랜드도 신규 카지노동을 건설하고 있다.

당초 올해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적용될 예정이던 카지노세 부과 시기가 2014년으로 연기되고 강원랜드의 내국인 대상 카지노 사업 연한이 2015년에서 2025년으로 연장된 것도 중·장기적인 호재다.

일본인 관광객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카지노업계가 안고 있는 위험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다음달 센다이 카지노 설립을 허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센다이 카지노가 개설되면 국내 카지노를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할 수 있다. 엔화 가치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도 불확실하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는 둔화될 수 있다. 일본인 매출 비중이 높은 GKL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와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파라다이스보다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nethead@kt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