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찮은 중국 경제

중국이 TV 자동차 등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6조7000억원(353억위안)을 풀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면 구입비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초부터 1년간 실시했던 이구환신(以舊換新:새것을 사서 옛것과 교환하면 구입비의 일부를 주는 정책)과 가전하향(家電下鄕:농민들이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부활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10월 공산당대회를 앞둔 선심공세라고 일축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소비·투자·수출 등이 최근 일제히 위축되는 등 불안 조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인플레는 고사하고 급전을 풀어 당장의 소비를 진작시켜야 할 만큼 경기전망이 나쁜 상황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지표는 지난달 모조리 하향곡선을 그렸다. 4월 산업생산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3%로 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4.9%의 수출증가율은 전월 (8.9%)의 반토막 수준이다. 4월 전력소비량 증가율이 3.7%로 지난 1월 40.1%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고정자산투자(1~4월 누계) 증가율은 20.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포인트 줄어들었다. 작년 12월 18.1%였던 소비증가율 역시 지난달 14.1%로 떨어졌다. 하나같이 위축과 증가율 감소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중국의 급격한 경기후퇴는 유럽 위기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마저 경기가 가라앉는다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지금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고군분투로 간신히 버티는 한국경제다. 임기 말 MB정권의 마지막 임무는 악화되는 대외여건에 맞서 성장 불씨를 되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