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삼성전자 '쇼크'

외국인 차익 실현…120만원 깨져
대장주 삼성전자가 116만원대로 급락했다. 펀더멘털보다는 수급이 문제인 만큼 당분간 대외 변수에 따라 불안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8일 4.66%(5만7000원) 급락한 116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3월8일(118만원) 이후 처음으로 120만원이 깨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최고치인 141만원을 기록한 뒤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률은 17.3%에 달했다. 애플이 일본 엘피다에 주문을 몰아줄 것이라는 ‘애플 배신설’에서는 벗어났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상 불안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차익 실현 측면에서 올해 30% 이상 급등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파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면에서 바뀐 게 없다는 점에서 120만원대 아래는 과매도 수준”이라며 “투자심리 위축 외에 급락세를 설명할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에 부여됐던 ‘승자 독식’ 프리미엄이 빠지는 과정으로 풀이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MSCI 아시아 평균보다 20%가량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았다”며 “최근 글로벌 펀드 매물이 나오면서 현재는 시장 대비 4% 디스카운트 상태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진 우려로 반도체 이익 전망이 지금보다 악화될 수는 있지만 휴대폰 부문 실적이 견조한 만큼 현재는 매수 구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물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가 저점을 내다보긴 쉽지 않다”며 “다만 유럽 악재가 수그러들고 반등 여건이 마련된다면 주가 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