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자금 회수해라…외국인 13일째 '엑소더스'

유럽 불안·中 경기둔화 겹쳐
외국계 증권사 "현금 확보 총력"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난해 하반기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발생했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2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1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는 3조1589억원에 달한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유로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유럽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상욱 크레디트스위스(CS) 서울지점 주식부 상무는 “유럽계 자금은 2~3개월 전부터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지난달 중순부터는 아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도 외국인의 이탈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중국의 지난 4월 제조업 생산 증가율 9.3%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중국을 상대로 하는 한국 수출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승호/김석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