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은 東向 벽돌 건물 골라야 …난방비 덜 들고 튼튼"

한경·신한銀'자산관리 멘토스쿨'…'전원주택 고르기'경기 양평 탐방

고준석 멘토의 조언
지하실 있으면 풍수재해에 강해
집 너무 크면 난방비·청소 부담
전용면적 50~70㎡가 적절

농림·자연환경보전지역보다 계획관리지역 중에서 골라야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된다. 실제 여건이 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전원주택을 고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이 경기도 양평을 찾았다. 지난 15일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동역 지점장과 40명의 멘티들은 양평에 자리잡은 전원주택들을 둘러보면서 전원주택 선택 요령에 대해 공부했다.

◆겉모습만 보면 낭패 본다양평군은 자연·생태·환경이 잘 보전된 도시다. 서울과도 가까워 전원주택이나 주말주택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그만큼 전원주택이 많이 지어져 있다보니 매물로 나온 주택도 많았다. 멀리서 보면 탄성이 나올 만큼 멋진 집이지만 꼼꼼히 살피다 보니 단점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고 지점장은 “푸른 잔디나 예쁜 집에 반해 전원주택을 골라서는 안 된다”며 “전원주택은 워낙 가격에 거품이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지점장에 따르면 매년 양평에 4000가구가량이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전입하는 반면 3000~3500가구가량은 전출하고 있다. 회의나 실망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다. 그만큼 손바뀜이 잦다보니 제대로된 매물을 찾기도 어렵다고 한다.

◆향·면적 등 꼼꼼히 살펴야고 지점장은 전원주택을 고를 때 꼼꼼히 살펴야 할 점으로 △주택의 향(向) △재료 △지하실의 유무 △면적 등을 꼽았다. 향의 경우 동향이 가장 좋고 남동향도 좋은 편이고 했다. 남향보다 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주택의 재료는 목조나 스틸보다 벽돌이 낫다고 조언했다. 목조나 스틸은 내구성이 약하고 해충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주택에 지하가 있으면 풍수재해에 강하고 여름철에는 농산물도 보관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방수처리가 잘된 지하인지 확인하라”고 고 지점장은 조언했다.

집의 규모는 전용면적 50~70㎡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집이 너무 크다 보면 난방비가 많이 들고 청소나 관리가 어려운 까닭이다. 그는 “전원주택 부지를 3.3㎡당 30만원에 구입해서 벽돌로 신축하면 3.3㎡당 300만~350만원이면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며 “적당한 부지를 사서 직접 짓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산중턱에 지어진 전원주택을 보면서 고 지점장은 전원주택 부지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을 설명했다. 그는 임야보다는 전이나 답을 사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임야의 경우 진입로를 확보하거나 부지를 조성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가파른 산중턱에 지어진 전원주택은 산사태를 만날 수도 있다. 실제 현장에서 본 전원주택 주변엔 산사태의 흔적이 있었다.

땅 밑에 폐기물 등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묻혀 있지 않고, 복토도 하지 않은 천연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땅이라고 고 지점장은 강조했다. 물이 흐르는 땅이나 축사가 가까이 있는 것은 좋지 않고, 계곡 주변은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적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의점도 있었다. 외지인의 경우 농림지역이나 자연환경보전지역은 개발이 어려워 사지 않는 편이 낫고, 계획관리지역 중에서만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개발에 대비해서 계획적으로 관리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어떤 건축행위든 가능하다. 상수도보호구역이나 군부대 주변 또한 가급적 피해야 할 자리로 꼽았다.동호인들이 지은 타운하우스식 전원주택에 도착하자 고 지점장은 “동호인 주택은 취향에 맞게 지어져 실용적이지 않다”며 “입주민들마저 마음이 바뀌어 전원주택을 떠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주변의 권유나 분위기에 휩쓸려 전원주택을 구입하거나 부지를 매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멘티들이 전원주택에 대해 실망할 때쯤 돼서 여러 가지 조건에 알맞은 전원주택이 눈앞에 나타났다. 주변이 절 정리돼 있고 건물도 아담했다. 멘티들은 하나같이 “좋은 집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지만 이틀 전에 팔렸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참여한 멘티 김모씨는 “공부를 통해 좋은 집인 걸 금방 알아본 것만으로도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은 오는 7월 5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