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말 1580억 생산차질

노조 특근거부 생산라인 스톱
"집행부 투쟁 정치적이다" 불만도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19일과 20일 주말 특근을 전면 거부함에 따라 울산과 아산, 전주 공장의 자동차 생산이 이틀간 중단됐다.

현대차는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3개 공장에서 차량 78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모두 1580억여원의 생산차질을 가져왔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울산공장은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싼타페 550여대의 생산이 중단돼 차량인도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난 17일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술을 마신 회사 측 보안요원이 김모 수석부지부장을 폭행했다며 전 공장에 주말 특근 거부 지침을 내렸다. 보안요원이 사내하청 비정규 노조원의 공장 출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였다. 회사 측은 “노조 수석부지부장이 비정규 해고자 20여명의 무단출입을 통제하던 보안요원의 머리를 마이크로 내리쳐 유혈사태를 초래했다”며 폭력을 유발한 노조간부 전원에 대해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강성 노조가 임금협상과 별도로 핵심 요구안으로 내건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 투쟁과 결코 무관치 않다”며 “자칫하면 올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울산동부경찰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진과 영상물 등을 확보해 정밀 채증작업을 거친 후 관련자 전원을 소환하기로 했다.

주말 특근을 하지 못한 현대차 다른 조합원들은 노조게시판 등을 통해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터뜨렸다. 한 조합원은 ‘특근 거부=조합원 우롱’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런 식으로 특근을 거부하면, 올 한 해 산적한 노사 쟁점을 갖고 매번 특근 거부, 파업을 할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