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력·성장경험 전수…중동기업과 '동반성장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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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중동붐' 활용 어떻게…중동무역관장 전략회의
IT·의료·교육시장 유망…카타르 월드컵 특수 기대
이란·터키 소비시장 주목…리비아 재건시장 공략을
‘새롭게 뜨는 중동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한국의 기술력과 성장경험을 전수하는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KOTRA는 23일 카타르 도하에서 오영호 사장 주재로 중동무역관장 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차 중동 붐’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터키 리비아 등 15개 중동지역 무역관장들은 지역별 유망 품목을 소개한 뒤 카타르월드컵과 리비아 재건 등 굵직굵직한 사업프로젝트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공략법도 내놓았다. 이날 회의는 한국경제신문과 지식경제부, KOTRA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중동에서 개최한 한국상품전시회와 비즈니스 포럼의 후속 행사로 열렸다. 이날 회의내용을 문답으로 요약한다. ▷1ㆍ2차 중동붐의 차이는 무엇인가.
중동은 포스트오일 시대에 대비해 산업 다변화와 자국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 위주의 진출이 이뤄졌던 1차 중동붐과 달리 2차 중동붐은 한국의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활용해 현지 기업들과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떤 전략이 요구되나.단기적 이익만 좇아서는 안된다. 아랍에미리트(UAE)만 봐도 산업다각화와 자국업체 육성을 위해 한국기업의 중장기적 진출을 요청하고 있다. 현지기업이나 중동 경제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도기업과 협력한다면 그동안 진출이 어려웠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유망한 사업 분야는 무엇인가.
기존의 발전, 오일가스 프로젝트 외에 정보기술(IT), 의료, 교육시장 등이 유망하다. 중동의 IT 시장 규모는 275억달러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의료와 교육분야도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최대 프로젝트 시장인 사우디의 성장전망은 어떤가.한국은 지난해 기준 607억달러 규모인 사우디의 프로젝트 발주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로컬업체를 제외하고는 최대 규모다. 프로젝트 수주확대는 기자재 수출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특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카타르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유럽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 유럽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한국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카타르정부가 자국기업과의 협력업체에 대해 우선적으로 사업참여를 부여하고 있는 점도 활용해야 한다.▷소비시장으로서 주목해야 할 국가는 어디인가.
이란과 터키다. 이란은 서방기업의 철수로 우리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과 주몽이 인기를 끌면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돼 한국산 설비와 기자재 아웃소싱을 희망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터키는 올 하반기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자동차 부품, 기계, 석유화학제품, 가전제품 등의 무역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중동의 민주화 혁명 이후 재건시장 동향은 어떤가.리비아는 6월19일 치러지는 제헌의원 선거가 정치경제 안정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비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미국과 유럽국가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돼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집트는 올 하반기 새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경기부양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경제활성화와 교육, 의료분야 투자확대 등에 집중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도하=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