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 하고 싶은데 어떤 종목 사야할지…운용사 가는 길 따라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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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000억 가까이 사며 증시 구원투수로 나서
삼성전자·현대차 '사랑' 여전
LG화학·포스코 저가 매수
코스닥선 게임·IT株 담아
조정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이 염가 쇼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자 ‘실탄’을 확보한 운용사들이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구원투수’로 나선 운용사24일 코스피지수는 5.85포인트(0.32%) 상승한 1814.47로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2322억원을 순매도한 영향으로 한때 1800.74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이 1459억원어치를 사들여 ‘코스피지수 1800 지킴이’ 역할을 했다. 기관은 외국인이 이달 들어 하루도 거르지 않고 17거래일을 순매도하는 동안 ‘사자’로 맞섰다.
기관 가운데 증시에서 최근 ‘버팀목’ 역할을 가장 톡톡히 하고 있는 게 운용사다. 운용사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944억원어치를 사들여 기관 가운데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운용사가 최근 매수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속된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이 멈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는 매달 자금이 순유출돼 5조5799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23일까지 6780억원이 순유입됐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5월 이전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90% 안팎으로 주식 비중을 낮춰놨던 펀드들이 최근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상승장에서 매수 타이밍을 놓쳤던 연기금 등도 이번 조정 기간에 운용사를 통해 일부 주식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전·차 사랑 여전…모바일게임주도 담아
운용사들의 전·차 군단 사랑은 여전하다. 운용사들은 이달 들어 23일까지 삼성전자를 3683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현대위아(970억원)와 현대차(833억원)도 운용사 순매수 종목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동안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소재주를 사모으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LG화학(905억원)과 제일모직(819억원)이 10위권에 포함됐고 포스코(525억원)가 13위에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중소형 정보기술(IT)주가 10위권에 6개 포함돼 압도적으로 많았다. 게임주도 CJ E&M(131억원) 컴투스(113억원) 게임빌(54억원) 등 3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모바일게임주인 컴투스와 게임빌은 이달 들어 각각 32.31%와 29.16% 오를 정도로 강세다.
◆‘수급·실적·밸류에이션’ 갖춘 종목전문가들은 그리스 2차 총선(재선거)이 실시될 예정인 다음달 17일까지는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당분간 신규 투자를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투자를 하고 싶다면 △운용사들이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 가운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의 자산운용사 순매수 상위 20위권 종목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가장 많이 상향 조정된 종목은 삼성중공업(12위)이다. 삼성중공업의 23일 증권업계 컨센서스 평균치는 250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04% 증가했다. 삼성전기(11위·12.66%) 삼성SDI(12.57%) LG전자(19위·12.07%) 등도 컨센서스 상향 조정폭이 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