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횡령·배임 김찬경 기소

검찰이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불법대출로 은행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을 24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파악한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액수는 2000억원대에 이른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날 “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3일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조치를 앞두고 해외로 도피하기 위해 우리은행 수시입출금계좌(MMDA)에 넣어둔 법인자금 203억5000만원을 임의로 빼돌린 혐의다.

또 미래저축은행이 소유하고 있는 유가증권 22만3274주(266억2095만원)를 빼돌려 사채업자에게 헐값에 넘겨 받아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회장이 충남 아산의 골프장 아름다운CC 인수·건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5개의 차명차주 명의를 이용해 총 57회에 걸쳐 미래저축은행에서 3800억393만원을 불법대출받고, 이 중 1689억5393만원을 돌려주지 않아 미래저축은행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적용했다. 김 회장은 골프장 내 연수원 부지를 사들이는 것처럼 꾸며 회삿돈 130억원을 빼돌린 데 이어 동생 이름으로 차명 보유한 서울 서초동 빌딩을 임대차로 내주며 정상적인 담보조차 없이 회사 자금 225억원을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상호저축은행법상 대주주 신용공여가 금지돼 있음에도 골프장 인수대금 등 명목으로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3800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