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교수 "고졸 인재 성공은 실무 경력관리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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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고졸인재 잡콘서트' 패션쇼 자문 맡은 장수영 교수“특성화고 졸업생들이 패션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 기능인이 될 수 있도록 대학이 멘토링을 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2012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의 고교생 패션쇼 자문을 맡은 장수영 세종대 교수(패션비즈니스학과·사진)는 “유행에 따라 변화가 심한 패션산업의 특성상 실무 능력과 이론을 함께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 중소기업청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이번 잡 콘서트 현장에서 패션쇼를 연 고교패션컬렉션조직위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직위는 특성화고 소속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고교생 패션쇼, 멘토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장 교수는 패션 관련 특성화고 교사들과 회의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특성화고 교사들은 ‘무조건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패션업계에서 오랜 실무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생각은 달랐다. 상품기획자(MD) 마케팅담당자 패션디자이너 등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선 학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취업에 나선다고 진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당장 월급도 얼마 안 될 뿐더러 취업 후 다음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 경험이 있는 제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해 보면 어떨가 하고 생각했어요.” 장 교수는 다양한 특성화고에 찾아가 자신의 현장 경험을 들려주고 고교생들의 패션쇼에서 자문하는 등 ‘고교생 멘토’ 역할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발품이 드는 일이지만 막상 시작하니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만든 옷을 보면 ‘시장에서 팔리겠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과감하게 창업을 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교수 신분이지만 고교생들에게 무조건 진학하라고 말하는 것보다 개인별 성격과 직무 특성에 맞춰 미리 실무를 경험하도록 하고 공부도 병행하라고 조언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부를 원하는 현장 실무자들을 위한 주말 패션스쿨과 고교생들을 위한 창업스쿨도 열 계획이다.
장 교수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충고도 했다. “고졸 인재 잡 콘서트에서 학생들의 취업열기가 정말 뜨겁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부처의 공무원들이 이런 현장의 분위기와 목소리를 더 많이 들어야 현실성 있는 고졸 취업 정책이 많이 나올 겁니다.” 그는 당장 오는 9월 열리는 고교패션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젊은 디자이너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먼저 고교생들에게 패션쇼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패션업계에서 성공하길 원하는 고교생들에게 조언해 달라는 요청에 장 교수는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한두 가지 스토리만을 좇아 움직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경력을 꾸준히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