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토플시험 지연ㆍ취소 소동…"20만원 시험이 관리 허술" 분통

토플 시험(TOEFL IBT)이 주관사인 ETS 미국 본사의 서버 이상으로 두 시간 지연됐다가 결국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고사장에서 뒤늦게 치러진 시험은 인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ETS 한국지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 전국에 지정된 각 고사장에서 예정됐던 토플시험이 서버가 다운돼 제시간에 시작되지 못했다. 대부분의 고사장에서 영문도 모른 채 시험 시작을 기다리던 수험생들이 낮 12시가 돼서야 시험 취소 통보를 받고 돌아갔다. 시험 취소에 따른 논란이 확산되자 ETS 측은 27일 공식입장을 내놓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에서 몇몇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며 “지난 26일 시험과 관련된 모든 불편사항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ETS 측은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무료로 재시험을 보거나 환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응시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토플 성적은 비(非)영어권 국가 학생들이 영어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하다. 대학 입학 일정상 반드시 이날 시험을 치러야 했던 일부 수험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유학 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었는데 어떻게 대학가란 말이냐”는 글이 폭주했다. 트위터 이용자 ‘@jameschangXXXX’는 “수천 명의 학생들 인생 일정을 망쳐 놓았다”는 비판의 글을 남겼다. ‘@blivXXXX’는 “정기적으로 치르는 시험을 이런 식으로 관리하면서 매번 170달러(약 20만원)나 받아가느냐”며 ETS 측의 허술한 시험 관리를 질타했다. 이날 시험은 서울 인천 대구 광주 전주 천안 포천 고성 등 전국 8개 지역 3000여명의 수험생들이 응시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