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보험 연도대상] 年매출 100억 보험왕…비결은 '현장과 전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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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왕, 움직이는 중소기업
月평균 실적 10억 올리기도
‘상금 3000만원, 유럽 여행 특전, 명예상무 승진….’
보험사 연도대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 중 일부다. 보험사들은 매년 4~6월 소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연중 가장 큰 행사를 연다. 바로 연도대상 시상식이다. 보험사들은 지난 1년간 가장 좋은 영업실적을 기록한 설계사에게 ‘보험왕’이란 명예를 준다. 수천명의 설계사와 임직원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시상식도 연다. 연도대상 수상이 모든 설계사들의 꿈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보험왕은 전국 35만여명에 달하는 설계사 가운데 최고 영예의 자리다.◆보험사마다 최고 대우
보험사들은 실적이 좋은 ‘보험왕’들을 특별 관리한다. 한 명의 설계사가 수백명의 직원을 먹여살릴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보험왕들은 중견기업에 비견할 수 있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기도 한다. 한 달 평균 수입보험료가 1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자사 설계사 중 최상위권에 속한 사람을 명예사업부장으로 위촉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회사 차량도 지원한다.흥국생명은 최상위급 설계사에게 별도 사무실을 내주고 건강검진을 지원한다. 전담 언더라이터(보험계약 심사직원)를 붙여주고 골프부킹 서비스도 제공한다. 설계사들이 고객 관리에만 신경쓰도록 만들기 위한 배려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상위권 설계사에게 개인 사무실과 차량, 비서를 지원하는 한편 별도 수당을 지급한다. 사내 직급은 ‘이사대우’다.
상당수 보험사들은 한 해 실적이 좋은 설계사에게 대규모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삼성화재는 판매왕으로 선정된 설계사에게 3000만원과 해외연수 특전을 부여한다. 현대해상은 매년 판매왕에게 고급 차를 주고 흥국화재는 유럽 여행을 보내준다.
◆연봉 10억~20억원 많아보험 판매왕 중 10억~20억원의 연간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많다. 많게는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데 따른 보상 성격이다. 비단 보험왕이 아니더라도 억대 연봉을 받는 설계사는 1만명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특급’ 설계사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월급쟁이’지만 영업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얘기한다. 고급 호텔을 빌려 재테크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고객의 2, 3대 가족까지 함께 관리하는 추세여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대회를 매년 열거나 VIP 고객들을 고급 호텔로 초청해 재테크 세미나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런 관리를 위해 개인 사무실에다 비서를 두세 명씩 두고 있다. 한 보험사 설계사는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새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 매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재투자하고 있다”며 “정년이 없는 직업인 만큼 고객과 장기 신뢰를 쌓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보험왕 비결은 현장과 전문지식
보험 영업을 하는 데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험왕이 되는 사람들은 특별하다. 각사마다 수년간 보험왕 자리를 놓치지 않는 설계사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공통점은 부지런함이다. 대개 새벽부터 하루 영업을 준비하고 밤 늦게까지 고객을 만난다. 하루에 고객을 3~4명 또는 팀 단위로 만난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고객에게 생긴 일을 모두 챙기고 무조건 달려가는 열성파들도 많다. 한 보험사 판매왕은 “고객과 접촉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직접 만나지 못하는 고객과는 전화통화를 하는데 휴대폰 배터리를 하루에 한두 개씩은 꼭 갈아 끼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보험왕들은 항상 ‘고객’을 앞세운다. 보험에 대한 사명감도 고객이 있어서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요즘엔 전문지식이 점차 요구되는 추세다. 열정뿐만 아니라 프로정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비단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고객과 고객 가족을 위한 재무설계, 인생설계가 가능하도록 전문적인 금융상품 지식을 쌓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