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조정장세 이어갈 듯

5일 국내 증시는 조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고용쇼크 등 대외 악재 여파로 1780대로 급락했다. 장중 1776.85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 팔자 물량이 쏟아지며 4% 이상 폭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제조업 경기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뉴욕 증시는 미국 공장주문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소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4월 미국 공장주문은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0.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공장주문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38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유로존에선 긍정적인 움직임도 감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은 그동안 반대했던 유로본드 도입 또는 유럽 은행연합체 구성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포르투갈은 3대 은행에 66억5000만 유로를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정 리스크 진원지인 유럽 경기 둔화에 이어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식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며 "코스피는 전날 지지력을 모색했지만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바닥을 확신하기엔 아직까지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불안감이 누적된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 일부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매도전환할 수 있는 국면" 이라며 "지수와 수급 둘 다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물소화 과정을 거친 뒤에야 정책 기대감, 수급 환경 개선으로 반등의 계기를 찾는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가 저점을 확인해 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정책 공조와 스페인 국채금리 하락, 거시 경제지표에 형성된 기대치와 실제 발표치의 격차가 해소되는지 여부도 점검해야 할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국내증시가 급락세를 멈추고 안정을 찾아간다해도 5월 이전 지수대 회복은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 우려에 따른 경기둔화 여파로 국내 기업들도 약 10% 초반의 감익 가능성이 있다" 며 "5월부터 하락폭의 38.2%인 1860선과 50%인 1890선을 단기 반등의 상단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소재와 산업재에 속하는 낙폭 과대주를 현 주가 수준에서 비중 축소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