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롯데쇼핑 군침 돌지만…"저가매수 기회" 불구 "변수 많아 좀더 지켜봐야"

[종목워치]
롯데쇼핑이 소비심리 위축과 영업규제 강화란 ‘원투 펀치’를 맞고 ‘KO’됐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장중 한때 28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거래가 기준으로 2009년 9월9일(28만1500원)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500원(0.17%) 오른 29만1500원으로 마감했지만, 작년 6월13일 종가가 53만2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롯데쇼핑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은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된 소비심리 위축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시네마 등으로 구성된 탓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9% 늘었지만, 이는 작년 말 문을 연 파주아울렛 등 신규 점포 매출이 올해부터 인식된 데 따른 것일 뿐 백화점과 마트의 기존점 신장률은 각각 -0.5%와 0.3%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여파로 18.5%나 줄어들었다.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슈퍼마켓 영업규제 강화 움직임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 대기업에 대한 영업규제 강화 움직임은 올 12월 대통령 선거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변수가 많은 만큼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의 수익력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만큼 “이제 매수할 때”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손윤경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8.4배 및 0.6배로 떨어졌다”며 “소비 회복세가 엿보이는 데다 외국인 고객이 크게 늘어나는 등 호재도 있는 만큼 탄탄한 기업을 저가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