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위스키 수입가의 5배 폭리

유럽산 위스키 수입가의 5배
英ㆍ美ㆍ日보다 비싸게 판매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에도 유럽산 위스키가 수입가격보다 평균 5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유럽산 위스키 74종을 대상으로 유통구조 및 유통수입, 해외판매가격(미국, 영국, 일본), FTA 전후 수입가격 및 판매가격 동향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유럽산 스카치위스키 15종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수입가격보다 5.1배 높았다.

수입업체는 100㎖당 평균 2664원에 위스키를 수입해 유통업체에 8376원에 판매했다. 유통업체는 이를 소비자에게 1만3501원에 팔았다. 총 유통수입을 100으로 봤을 때 배분율은 수입업체가 52.71, 유통업체가 47.29으로 수입업체 수입이 더 컸다. 수입·유통업체의 유통수입은 물류비용, 판매관리비, 인건비, 매장비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한 금액으로 순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산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의 5.1배에 달한다는 것은 각종 세금이 수입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점과 다른 수입제품에 비해 소비자가와 수입가의 격차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물류비용, 판매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설명했다.

수입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높은 이유는 수입업체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의 국내지사로 개별 제품 유통에 독점력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 위스키의 유통구조는 일반적으로 수업업체가 제품을 독점 수입한 후 주류도매상을 거쳐 소매업자나 음식점 등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3단계 형태로 이뤄져 있다. 다만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수입업체로부터 바로 제품을 구입하는 2단계 구조로도 거래한다.

또 한·EU FTA 발효로 관세가 20%에서 15%로 하락했는데도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의 유럽산 위스키 수입가격은 평균 1.41% 상승했다. 이는 유럽 현지의 위스키 원액 가격이 인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평균 상승률보다 큰 제품은 조니워커골드(4.61%), 윈저 12년(4.00%), J&B JET 12년(2.98%), 킹덤위스키 12년(2.19%) 등 총 6개였다. 한편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 일본 중 2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럽산 위스키 18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가격이 해외 3국보다 36%가량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세금 고려하지 않음). 국내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영국은 68.59, 미국은 73.19, 일본은 78.75에 불과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정부가 유통구조 단순화를 통해 유통비용 절감과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면서 "관세청 등 관계부처에서는 수입원가를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