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편의점ㆍ노인용품 렌털 등 '삶의 질' 높이는 업종에 눈 돌려야

프랜차이즈가 미래 먹여살린다
프랜차이즈 '1000·100' - (3) '인생 2막'의 대안

투자비용 외식업 비해 저렴…과열 경쟁도 피할 수 있어
서울 반포동에 있는 크린토피아 반포언구비점은 주택가 한가운데 있다. 인근 연립주택과 빌라 등에 사는 1~2인 가구가 주요 고객이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바쁜 일상을 도와주는 세탁편의점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가게의 황종성 사장(51)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거치며 20여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이 가게는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하나는 세탁기 3대와 건조기 4대를 비치하고 손님이 코인(세탁기 2500원, 건조기 2500원)을 넣어 스스로 작업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말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 가져온 세탁물을 모아 하루 세 번 들르는 배송차에 건네주고 세탁이 끝난 옷들은 고객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평일엔 3000원을 더 내고 이처럼 세탁을 맡기는 손님이 대부분이다.황 사장은 “남들이 많이 하는 외식업도 고려해봤지만 레드오션 업종은 시간이 갈수록 힘들 것 같아 서비스 업종을 골랐다”며 “국내에선 경쟁 브랜드가 없는 블루오션인 데다 월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이처럼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서비스업종의 활성화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선진화시키고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여줄 핵심 분야”라며 “서비스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시대에 걸맞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2010년 지식경제부가 의뢰한 ‘서비스 프랜차이즈 활성화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선 노인요양원과 노인용품 렌털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일본에선 고령화 사회에 맞춰 노인이 거주하는 자택방문, 입욕 및 식사 제공, 하우스 클리닝, 고령자들의 주택개조 등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 프랜차이즈들이 성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노인대상의 돌봄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장 원장은 강조했다. 전문 간호사들을 통한 간단한 진료, 약 복용 확인 등의 의료 서비스는 물론 심부름과 가사 도우미, 병원 왕복과 나들이 도우미, 식단 짜기와 식사 준비, 쇼핑 대행 등 갖가지 서비스가 사업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 프랜차이즈는 권리금, 보증금, 시설비 등 창업비용도 외식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점포개설 비용은 소매업이 1억497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외식업(1억4133만원), 개인서비스업(1억223만원) 순이었다. 서비스 업종의 창업이 늘어나면 외식업 편중에 따른 자영업시장의 과열경쟁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