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CEO "국채, 버블 아니다"

국채만한 안전자산 못찾아…랠리는 탐욕보다 두려움 탓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독일 등의 국채 가격을 놓고 버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국채 시장은 버블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엘에리안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며 “국채 가격이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2007년 연 3%가량이던 주요 7개국(G7)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1.120%까지 떨어졌다. 미국 실업률이 4월 8.1%에서 5월 8.2%로 상승 반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일 독일 국채 2년물은 장중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독일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오히려 돈을 지불했다는 뜻이다. 같은 날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사상 최저인 연 1.44%까지 떨어졌다.

무디스 캐피털마켓그룹의 존 론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수익률은 채권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 3%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채 가격 급등은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엘에리안 CEO가 2009년 예측한 ‘뉴 노멀(새로운 기준)’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당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 높은 실업률, 시장에서의 정부 역할 확대 등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주식, 상품 등 위험자산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만한 투자자산을 찾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블랙록의 채권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로젠버그는 “보통 버블은 자산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베팅하는 것을 뜻한다”며 “현재의 국채 랠리는 탐욕보다는 두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