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방만 경영…'C' 이하 늘어, 석탄·석유公 'D'…성과급 못받아

201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관장 평가 E등급
석희진·문정갑 원장
재정부, 해임 건의하기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A등급은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반면 C등급 이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평가에서도 지난해보다 D, E등급이 늘어나는 등 공공기관의 부실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들도 제 역할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공공기관 부채 급증과 방만 경영에 대한 감사원 등의 지적과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평가단장을 맡은 최종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각 항목에서 하나라도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방만 경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C등급 이하 41개(37.6%)

재정부가 13일 공개한 ‘201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 109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평균 점수 이하인 C등급을 받은 기관은 27개로 지난해 24개보다 늘었다. D등급도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3개로 증가했고 지난해 발표에는 없었던 E등급도 올해는 한 곳 나왔다. C등급 이하 기관의 비율은 작년 32.0%에서 올해는 37.6%(41개)로 증가했다. 반면 경영 성과가 우수한 A등급 기관은 작년 25개에서 올해 17개로 크게 줄었다. 27개 공기업 가운데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D등급을 받았다. 석탄공사는 정부의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5.5%)을 무시하고 두 배 가까운 10%나 임금을 올리는 등 방만 경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기관·기관장 평가 모두에서 D등급 이하의 낙제점을 받은 기관은 4곳이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기관 평가에서 유일하게 최하위인 E등급을 받은 데 이어 기관장 평가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과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은 기관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데 이어 기관장 평가에서도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D등급을 받았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기관장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반면 이지송 LH 사장 등 11명은 기관장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E등급 기관장 해임 건의재정부는 원전사고 은폐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감사에 책임을 물었다. 관련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책임, 감시 소홀 책임 등을 따진 것이다. 그 결과 감사 평가 결과에서도 작년에는 없었던 E등급이 한 곳 나왔다. 원전 사고를 은폐했을 뿐 아니라 납품 비리가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감사는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은 감사도 8명으로 지난해(7명)보다 늘었다.

재정부는 기관장 평가에서 E등급 평가를 받은 석희진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장과 문정갑 한국해양수산연구원장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에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D등급 평가를 받은 양태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등 6개 기관장은 경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

김동연 재정부 2차관은 “평가 결과 D등급 이하를 받은 기관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성과가 미흡한 기관에는 경영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