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개업한 족발집이 하루 매출 200만원 비결은…

자영업 MBA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덜 사고, 덜 먹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매출이 감소했고 대형마트의 평균 구매단가도 떨어졌다.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감소하는 마당에 자영업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주말 영업이 주된 상권도 일요일에 손님이 가득한 매장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여곳 중 한 곳 정도만 장사가 잘되는 상황이다.

한 자리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꾸준히 영업해온 곳은 경기가 어려워도 단골고객 덕분에 가게가 그런대로 잘 굴러갈 수 있다. 그러나 불경기가 닥친 올해 개업한 가게 중에서 잘되는 곳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달 목동오거리 먹자골목에 오픈한 족발전문점인 ‘The 족’은 음식점들이 가득한 거리에서도 하루 매출이 2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 가게 주인인 조찬길 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비창업자들이 점포를 구하고 오픈하는 과정에서 귀 기울일 만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개별 점포가 상권 전체를 살리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안 좋은 상권에 들어가서 상권을 활성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점점 좋아지는 상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 사장은 자신이 들어가려고 하는 해당 상권 내에서 대체적으로 대로변 점포들이 활성화돼 있는 점에 주목했다. 대박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명한 맛집도 몇 군데 있어서 자신도 장사를 잘하면 유명세를 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상권 내 건물 2층에 비어있던 매장들이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고, 인근에는 먹자골목이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아 상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괜찮은 상권과 입지는 어느 정도 권리금이 붙게 마련이다. 권리금은 신규 창업자에게는 회수할 수 없을지 모르는 리스크이기도 하다. 권리금의 안정성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 사장은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들을 대했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의견, 현재 임대인의 가족 상황과 주변 점포의 시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포를 계약했다. 먹자골목 주변에 많은 음식점이 있어서 업종은 전문점으로 잡았다. 전문점은 주 메뉴의 경쟁력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음식점은 잘하는 매장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좋지만, 동일 메뉴를 내세우는 경쟁점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조 사장은 주변에 괜찮은 보쌈집은 있지만 경쟁력 있는 족발집은 적다고 판단했다. 전단지를 배포하는 방법보다는 매장 앞에 시식 코너를 만들어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자신있게 권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런 치밀함이 개업 한 달 만에 점포경영을 안정 궤도에 올리는 비결임을 초보 창업자들은 기억했으면 한다.

허건 < 행복한가게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