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고비 넘긴 글로벌 증시, G20-FOMC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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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 외신캐스터 > 그리스 총선을 하루 앞뒀던 미국과 유럽장은 지난주 금요일 장에서 대부분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리고 주말,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됐던 월요일 새벽을 보냈다. 우리나라 선거도 아닌 유럽의 작은 나라의 총선에 이렇게 관심이 갔던 때가 또 있던가. 선거결과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유로존 탈퇴냐, 아니냐가 결정되고 전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주말부터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그리스 총선이 있었던 17일 하루를 가디언지와 함께 짚어보자. 그리스 총선 결과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신민주당의 당수 안토니오 사마라스다.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됐다는 소식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고 그 역시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두 번째 선거는 6주 만에 다시 열린 총선이었다. 5월 6일 있었던 총선에서 연합정부를 구성하려는 각 당들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결정된 총선이었다.
이슈는 간단했다. 시리자가 이긴다면 돈을 빌리면서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돈을 제대로 못 빌리면서 유로존 탈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신민주당이 이긴다면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는 면에서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줄 것이었다.
지난 선거 결과를 확인해보자. 거의 비슷한 득표율을 얻었다. 신민당이 18%, 시리자가 16%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전통적으로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주도해왔던 그리스 정치계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땠을까. 이번에도 순위는 비슷했다. 신민당이 29% 지지율을 기록하고 시리자가 26%대를 기록하면서 신민주당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다. 이후 업데이트된 자료에 따르면 신민주당이 30% 넘는 지지율을 얻게 되면서 5%p 이상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그리스 시민들의 분위기를 가디언지가 직접 살펴봤다. 이날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됐을 때의 분위기다. 신민당의 한 지지자는 오직 신민주당이 그리스를 제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한 노인은 이 긴 줄에 합류한 자리에서 ‘나는 도둑들에게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많은 그리스인들이 최근 안토니오 사마라스의 신민당을 ‘도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마 재정긴축으로 세금을 많이 걷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 역설적으로 신민주당의 지지율이 1위를 기록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그리스 긴축을 반대하는 당의 당수인 젊은 사이프러스가 투표했다. 이 시리자 당수가 투표에 나서자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고 우리가 말할 때가 왔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유로 2012에서 그리스가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전 러시아를 1대 0으로 이겼다. 8강에 오르면서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전반전 내내 러시아에 주도권을 주던 그리스가 전반 직전 골을 넣었다. 사실 그리스가 러시아를 이긴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독일과의 경기다. 독일은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이기며 그리스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어있기 때문이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지 빌트지는 그리스에 어제 경고를 했다. 시리자라고 분명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게 시리자에 대한 비판을 했다. 만약 우리의 몇 십억 유로를 원하지 않는다면 너희가 어떤 당을 뽑든지 상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상황은 이렇다. 너희의 ATM기에서 계속 돈을 인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돈을 거기에 계속 넣어왔기 때문이고 만약 긴축과 재정개혁을 반대하는 당이 집권한다면 우리는 돈을 넣기를 중단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투표가 끝난 직후인 오후 5시에는 출구조사에서 사실 시리자가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고 신민주당이 약간 앞서기는 했지만 두 당의 지지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오면서 지켜보는 국제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오후 9시 가디언지는 그리스 선거결과를 요약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승리하는 당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신민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요약했고 그에 이어서 신민당 당수가 연설을 통해 EU와 협력할 것이고 우리와 연립정부를 구성할 같은 뜻을 가진 당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시리자의 당수는 축하전화를 걸어 축하를 했지만 지금 상황을 경고하면서 결코 긴축을 반대하는 뜻을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민당의 새로운 연정구성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독립당은 긴축을 반대하는 당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직 완전히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제 남은 것은 G20 정상회담이다. 그리스 문제는 해결될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한 번은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가 지지부진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스 선거가 끝나고 시작되는 G20 정상회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블룸버그 기사를 통해 살펴보자.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인 머빈 킹이 추가 양적완화를 언급하는 자리에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표현했다. 이제 유럽은 이 먹구름을 날려보낼 바람을 만들기 위해 만들거나 깨지거나 하는 운명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
PIMCO의 CEO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금 세계경제를 위해 유럽 정상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유로존의 작동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는 신호를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의 유로존 형태는 작동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점 많은 지금의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바로 G20 정상들에 달려 있다.
유럽의 대모 역할을 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현지시간 15일 그리스 선거가 있기 이틀 전 이런 말을 했다. 유럽 밖의 투자자들이 유럽의 상황을 볼 때 자신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안 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는 물론이다. 연기자들끼리 호흡이 잘 맞아야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처럼 서로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는 유럽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앞으로 줄줄이 정상들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멕시코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고 그 이후 22일에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 스페인 총리인 마리아노 라호이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뒤에는 EU 차원의 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여러 회담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22일에 있을 4개국의 회담이다. 그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증시가 지난주 금요일에는 다우지수 0.9%, 나스닥지수와 S&P500은 1% 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의 MSCI 한국지수 확인하면서 우리 장을 예측해보자. MSCI 한국지수는 0.5%를 상승했다. 미국장이 그리스 투표를 앞둔 기대감과 총선이 무난하게 끝나면서 상승할 것이 기대되는 만큼 이날 하락 출발한 후 상승했던 MSCI 한국지수를 보면서 오늘 우리장의 상승출발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스 투표 결과에 주목이 많이 됐지만 막상 더 중요한 것은 미국 내부의 이슈, FOMC 회의다. 18일 G20 정상회담의 시작과 함께 FOMC 회의도 열린다. 이날 그리스 이슈에 주목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제조업지표나 소비자심리지표는 사실 부진했다. 유럽지역 리더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높아지면서 세계경제의 선두인 미국중앙은행 역시 발걸음이 바빠질 것이다. 이번 주에는 유럽의 여러 정상회담들과 함께 연준의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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