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승진기록 갈아치운 '30대 한국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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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 첫 디렉터 김용아 씨1996년 스물셋, 대학 졸업(연세대 경영학과)과 동시에 맥킨지 입사, 2년 만에 ‘어소시에이트(associate)’ 승진, 퇴사 후 하버드 경영학석사(MBA)과정 수료, 모건스탠리 인턴, 맥킨지 재입사 4개월 만에 팀장(engagement manager) 진급, 다시 4년여 만에 한국인 여성 처음으로 파트너(부사장급) 승진, 2012년 6월 한국 여성 첫 맥킨지 최고 직급인 디렉터 선임.
MBA 뒤 재입사…11년 만에 사장 진급
"더 많은 사람 행복하게 하는 게 컨설팅…은퇴 후 대학강단서 경험 나누고 싶어"
맥킨지 85년 역사에 유래가 없을 정도의 초고속 승진 기록이다. 그 기록의 주인공 김용아 맥킨지 디렉터(39·사진)를 19일 오후 서울 수하동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투피스 정장에 단아한 단발머리, 첫 인상은 ‘프로페셔널’ 그 자체였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엄마라는 소개가 믿기지 않았다.축하인사와 함께 디렉터가 어떤 자리인지 물었다. “일반 기업으로 보면 사장급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국에는 5명, 그 중 2명이 한국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맥킨지의 직원은 1만7000여명인데 그중 디렉터는 460명입니다. 아시아에서 여성 디렉터는 3명이고요.”
김 디렉터는 1999~2001년 하버드MBA 2년 공백을 제외하면 입사 14년 만에 컨설턴트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직급에 올랐다. 비결을 물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찾고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했지요. 2002년부터 의료 분야를 주로 담당했는데, 당시만 해도 훌륭한 의술에 비해 병원 경영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어요. 환자 중심의 병원 운영과 인센티브 도입 등에 관한 컨설팅이 호응을 얻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넘어 다른 업종인 서비스업의 마인드를 병원에 접목시킨, 일종의 ‘컨버전스 컨설팅’으로 그는 일약 스타 컨설턴트 반열에 올랐다. 2003년 그가 공동 집필했던 ‘의료개혁2010’은 아직도 의료정책 분야의 바이블로 통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나, 고객사에 긍정적인 임팩트(효과)를 미쳤나’라는 맥킨지의 승진 기준에 맞아떨어졌던 것. 컨설턴트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이에요. 입사면접에서도 세 차례 인터뷰를 통해 집중적으로 검증하고요. 따라서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논리적인 글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합니다. 신문 사설은 최고의 교과서지요. 그런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기 위한 발표 연습도 필요하고요.” 그는 또 직위가 올라갈수록 중요한 능력은 “조직관리와 대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며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리더가 돼 대인관계 능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은퇴 뒤엔 대학에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는 김 디렉터. 인터뷰 말미에 고액 연봉자들로만 알려진 컨설턴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각 분야의 싱크탱크들이 모여 사회나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컨설팅 비즈니스입니다.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 운동이나 일본 대지진과 같은 참사에 대한 대처방안도 모색하고요. 단지 돈이 목적이라면 1주일에 100시간이 넘는 ‘하드 워크(hard work)’를 소화할 수 있을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일입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