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명물' 아쿠아플라넷] 길이 16m 대형수조 운송작전…기간만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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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었나
한국 대표 해양 구조물로 수중생물 러시아서 들여와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지난달 여수 국제박람회 개막에 맞춰 문을 여는 데 걸림돌이 많았다. 3개 관람관 가운데 오션라이프관 수조에 들어가는 터널 공사가 난공사였기 때문이다.
수조 내에서 직각으로 꺾이는 형태의 복잡한 모양의 터널이어서 개장날에 맞춰 완공이 쉽지 않았다. 대형 수조 내부에 있는 ‘360도 아쿠아돔’과 그 통로를 설치하는 공사는 수조 내부 골조와 돔 설비, 2개 터널 통로의 길이·위치·높이·기울기 등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 작업이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다른 모든 공정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 한화건설은 대형 수조 내 터널공사를 제때 마치기 위해 수조 제작사, 협력사 임직원들과 수십 차례의 미팅과 사전협의 과정을 거쳤다. 대형 수조 내부 돔(14t)을 설치할 때는 350t짜리 크레인을 동원했다. 박상준 현장 공무과장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박람회 때 개장을 못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매일 엄습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대형 수조의 원료인 아크릴 패널을 공급받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2008년께 전 세계적으로 아쿠아리움 건립 붐이 일어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레이놀드사에 두 번이나 찾아가 정해진 기간 내 아크릴 패널 공급을 요청할 정도였다. 대형 수조는 두께가 50.8㎝에 높이 6.5m, 길이 16m다. 전체 무게 92t에 물 3000t이 담기는 규모다. 국내로 옮겨질 때도 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 콜로라도 본사에서 차량으로 도로 2차선을 점령한 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까지 옮겨진 뒤 컨테이너선으로 부산까지 운송됐다. 제품 운송 기간만도 두 달을 훌쩍 넘겼다.
건물설계를 맡은 간삼건축은 해안가 절벽을 모티브로 해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외관 컨셉트를 잡았다. 벽면이 옆으로 누워있는 구조는 국내에서 매우 드문 경우여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했다. 한화건설은 이를 위해 경사면 별로 3차원(3D) 스틸폼(철재거푸집)을 제작하고 층고별로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기울어진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빔지지대로 3D 스틸폼을 지탱해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수중생물 운송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벨루가(흰돌고래) 세 마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3박4일 여정으로 1100㎞를 옮겼다. 장거리 이동이어서 수중생물을 사육·관리하는 전담 아쿠아리스트와 수의사가 배치돼 24시간 벨루가의 호흡, 건강상태, 수온 등을 점검했다. 특수 제작된 수조와 2700t급 선박, 무진동 차량, 여수 현지 경찰의 호위 등 국가 원수급 경호 활동이 동원됐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정부가 60%를 지원하고 한화가 40% 투자하는 수익형민자사업(BTO) 방식으로 건립됐다. 한화가 30년간 운영해 투자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박람회 이후에는 한두 달간 개보수를 한 다음 곧바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박람회 기간 동안 닫혀 있는 마린라이프관 4층 야외에서는 벨루가 바다사자 바다표범 등을 볼 수 있게 개방할 예정이다. 아쿠아리스트들이 먹이를 주는 등 다양한 수중 쇼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