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커피음료 견고한 성장세…분기별 이익 변동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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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빙그레빙그레는 지난해 불리했던 날씨요인(기록적인 여름 강우량)으로 인한 아이스크림 부문 실적 부진, 우유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에 의해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17.9%)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른 무더위와 강우 감소 등 날씨요인의 호전으로 아이스크림 부문의 판매 회복이 예상된다. 전년 말 판가인상 효과가 연간으로 나타나며 악화됐던 원가율의 개선이 예상돼 뚜렷한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또 아카페라(커피음료)와 아이스크림 수출 등 신규 매출원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그동안 약점이었던 성장성 측면에서도 개선 가능성이 엿보인다.
강점과 약점
○주력 제품의 높은 시장지배력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제품들을 보유, 가공유와 호상발효유(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에서 장기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고유의 맛과 독특한 포장으로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가장 성공한 가공유 제품이다. 2006년 이후 유업계의 거세진 경쟁 유사제품 출시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시장 지위를 지켜가고 있다.
요플레 역시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떠먹는 요구르트 제품으로 시장을 성공적으로 선점했다. 최근 남양유업의 떠먹는 ‘불가리스’, 다농의 ‘액티비아’ 등과의 경쟁 강도가 높아졌지만 점유율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주력제품의 시장지배력이 높다는 것은 마케팅비 등 비용구조 측면에서 우위를 갖게 돼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빙그레의 작년 마케팅비(광고선전비+판촉비 등)는 매출 대비 6% 미만인 반면 주요 경쟁사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경우 10~12%로 크게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빙그레의 영업이익률은 9~10%로 3~5% 수준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비해 높은 마진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채널에서 강점
바나나맛우유는 유통채널 중에서도 성장성이 좋은 편의점 채널에서 몇 년째 판매 품목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높다. 빙그레는 이를 활용해 커피음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빙그레의 커피음료 ‘아카페라’는 2008년 출시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80% 증가한 25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아카페라의 호실적은 ‘바나나맛우유’와 함께 편의점 냉장유제품 매대에 분포된 덕분으로 판단한다. 앞으로도 신규 아이템을 출시할 때 이런 편의점 채널에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독특한 제품 아이템
‘메로나’는 ‘직육면체 바 형태에 녹색 메론맛 아이스크림’이라는 독특한 제품으로 해외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일 아이스크림 제품으로는 최초로 2010년에 수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아직 수출 규모는 작지만 최근 브라질 등 남미와 동남아지역에서 4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에서는 유사제품을 찾기 힘든 특유의 개성을 활용해 맛의 다양화(딸기맛과 바나나맛, 망고맛 등)와 판매지역 확장을 통해 수출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또 바나나맛우유 역시 독특한 항아리 모양의 포장에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국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과거 유통기한에서 제약이 있었지만, 멸균팩 포장을 통해 중국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바나나가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있고, 바나나맛을 가진 우유가 없어 독특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 한국 유제품에 대한 신뢰로 인해 올해 5월까지 전년 수출의 2.5배인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유제품 중 최초로 일본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품질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대한 진출이어서 바나나맛우유의 제품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소식으로 판단한다.
○낮은 성장성과 실적의 계절성은 약점
아이스크림 등 여름성수기 품목으로 인해 실적의 계절성이 높아 분기별 이익 변동성이 크고, 내수 매출 비중이 96% 이상이어서 매출 증가율이 낮은 편(최근 3년 평균 6.7%)인 것은 빙그레의 약점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투게더 등 홈타입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 확대와 겨울 난방 수준 향상으로 실적의 계절성이 축소되고 있다. 또 커피음료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등 신규 매출원의 양호한 매출 증가세는 빙그레의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목할 만하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 wswoo@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