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고이치로 日노동정책硏 이사장 "근로시간 줄인다고 일자리 안 늘어"

집중탐구 : 일본의 유연근로 - (1) 근로시간은 노사자율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은 맞지 않는다. 잡셰어링이 이론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노동연구원에 해당되는 일본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야마구치 고이치로 이사장(사진)은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개별 경영자 입장에선 단축된 부분만큼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40시간을 35시간으로 과격하게 줄이면 고용을 늘릴 수 있지만 기업이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불황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본의 고용전문가인 아라키 다카시 도쿄대 법대교수, 아오야마 게이코 후생노동성 조사관, 다나카 히데아키 경단련 노동법제본부장 등도 이구동성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창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근로시간이 줄어야 고용이 창출된다”는 우리나라 고용노동부 및 정치권의 주장과 완전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의 근로시간이 단축된 배경에 대해 야마구치 이사장은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일본의 법정근로시간은 1987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48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었다.

야마구치 이사장은 일본 정부가 초과노동에 대해 규제를 약하게 하지만 결코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으면 초과근로가 늘고 나쁘면 줄어들면서 고용 조정의 완충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도쿄=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