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랭글러 스포츠, 도심에서 즐기는 오프로더의 감성
입력
수정
이 차를 기다린 마니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반가운 등장이다. 정통 오프로더의 아이콘인 지프 랭글러 스포츠는 야무진 성능을 바탕으로 착한 가격까지 갖춘 모델이다. 2도어 소프트톱 모델인 랭글러 스포츠는 4도어 모델보다 1000만원이 싼 매력적인 녀석이다.
외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프’의 모습 그대로다. 사각형의 각진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휠하우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유리도 직각으로 서 있다. 출시 이후 크게 변하지 않는 디자인은 그만큼의 힘을 갖고 있다. 전면부의 라디에이터그릴은 지프 브랜드의 패밀리룩인 7개의 세로 바로 구성됐다. 소프트톱은 찍찍이와 지퍼로 연결돼 있다. 해체하는 것이 간단치 않지만 오프로더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투박한 디자인은 인테리어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앞유리처럼 센터페시아도 직각으로 서 있다. 내비게이션도 없다. 철저히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 차의 성격을 보면 내비게이션보다는 지도가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시트는 4인승이지만 뒷좌석은 성인이 앉아 장거리를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다. 짐을 놓거나 어린 아이가 타는 것이 괜찮다. 트렁크도 좁다.
주행성능은 의외다. 오프로더이기 때문에 도심 주행이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을 말끔히 날려보낸다. 큰 휠과 높은 차고 덕분에 시야확보가 쉽다. 명성이 높은 펜타스타 V6 엔진은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5.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엔진 배기음은 오프로더의 감성을 자극한다. 단, 댐핑 스트로크(서스펜션이 상하로 움직이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차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고 탑승객의 취향에 따라 승차감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