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영화제] "한 컷 한 컷 상상력 寶庫…세상 보는 눈 키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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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나 선린인터넷고 멀티미디어과 교사“영상 과제들이 학교 수행평가만으로 그치는 게 아쉬웠는데 29초 영화제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땀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선린인터넷고 멀티미디어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백하나 교사(31·사진)는 “촬영 음향 편집 등 여러 파트가 팀워크를 이뤄 영상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아이들도 성장하는 느낌을 갖는다”며 이렇게 말했다.선린인터넷고 멀티미디어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9초 영화제에 많은 작품을 출품했다. 학생들이 주축이 돼 동아리 ‘자의누리(영상반)’ ‘TATE(광고반)’ 등을 운영한다. 29초 영화제 참여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학교 분위기가 자유로우면서도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지는 학풍 덕분에 학생들의 창의력이 풍부하고 사고가 유연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 새로운 시각을 갖길 바랍니다.”
학교 자랑을 늘어놓는 백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물리적 환경이다. 아이들의 열정은 충만한데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속상하고 미안할 때가 많다는 것. 영상 특성화고가 아니어서 정부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
백 교사는 학생들에게 촬영 기법이나 편집 기법보다는 ‘발상’을 강조한다. 작품을 기획할 때도 거창한 담론을 주제로 삼기보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표현해보라고 충고한다. 29초 영화제의 취지와 일치하는 컨셉트다.“5분이 넘는 영상물은 호흡이 길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버거워합니다. 이야기를 끝까지 힘있게 끌고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 29초 영화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러닝 타임이 짧아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으니까요.”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