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에코세대(27~33세ㆍ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 사회진입 적극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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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고통 겪는 510만 거대집단…방치하면 인구감소 등 위기 초래에코부머(1979~1985년생)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메아리)세대로서 ‘2010년 인구총조사’에서 약 510만명으로 조사된 거대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2012년 현재 만 27~33세로서 본격 사회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인구통계 측면에서 향후 한국 사회와 경제를 이끌어갈 주력 세대다. 이미 사회에 진입한 사람도 있지만 남자 대학생의 경우 대부분 대학교 졸업을 앞두거나 졸업 후 몇 년이 경과된 상태다.
능력 위주 채용 시스템 구축해야
박덕배 <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dbpark@hri.co.kr >
에코부머는 부모 세대의 소득 증가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감성·문화·유행 등에 민감하며,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기존의 사회질서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부모세대의 30%대보다 2.5배 이상 높은 80% 수준이며, 조기 어학연수 및 해외유학 등을 통해 외국어 구사 능력이 과거에 비해 뛰어나고 글로벌 마인드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에코부머는 현재 경제난 속에서 고통스러운 ‘사회진입기’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 높은 수준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취업시장의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학력 미스매치 현상으로 니트(NEET·Not currently engaged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급증하는 등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니트족이란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도,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근로의욕을 상실한 청년실업자들을 가리킨다.
둘째, 최근 대학 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이 크게 악화되자 그동안 빠르게 늘어난 학자금대출 상환이 어려워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늘고 이에 따른 ‘신용유의자’가 급증하는 등 에코부머의 신용 건전성이 문제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면 대부분이 실업 혹은 신용불량 상태가 된다는 ‘청년실신’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뿐만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의 대표적인 신용회복 프로그램인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청년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셋째, 베이비부머 사회진입 당시에 비해 크게 높아진 주거비용 등으로 인해 독자적인 주거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명목)는 1986년에 비해 4.4배, 전세가격지수(명목)는 6.9배 상승했다. 이는 그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보다도 매매가격은 1.5배, 전세가격은 2.3배 이상 높게 상승한 수치다. 특히 에코부머 남성의 사회진입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높아진 주거비용 부담 등은 결혼 등의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만일 에코부머의 사회진입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경제·사회적 활력이 감소하면서 국가 전반적인 위기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먼저 20대 후반의 미혼비율 급증으로 에코부머의 결혼이 지연되고 쉽게 가정을 이루기 어렵게 될 경우 인구감소 추세를 가속시킬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주력세대가 가장 활발한 소비단계에서 소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사회경험 부족 등으로 노동 경쟁력이 약화돼 더 이상 사회진입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세대간 일자리 갈등 문제가 심화되는 한편 어쩔 수 없이 부모세대에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모세대마저 궁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에코부머의 안정적 사회진입을 유도할 수 있는 첫 단추가 그들의 일자리 마련이다. 현재 그들의 비전이 구체적이지 못하며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있다. 부모세대와 다른 사회적·경제적 환경에서 성장한 그들이기에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먼저 취업시장의 학력 미스매치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금융회사, 기업 등에서 학력위주의 채용방식을 바꾸고, 능력 및 자질 위주의 채용시스템이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에코부머의 장단점을 분석해 글로벌 시장, 기술, 문화 등 창조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도 절실하다.
박덕배 <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dbpark@hr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