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초기에 영양섭취 부족하면 증상 악화

베체트병은 20·3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입 안의 구내염과 구강궤양, 외음부 염증, 다리에 피부질환이 생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베체트병 환자는 입안의 염증 때문에 평소 음식을 섭취하기 힘들 때가 많은데, 이로 인해 영양상태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베체트병 환자가 음식을 못 먹게 되면 영양분을 얻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고 치료에도 어려움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이럴 때는 씹고 삼키기 쉬운 죽이나 미음 등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음식 섭취방법과 음식종류를 선택해 꼭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입 안의 염증 수가 적고 통증이 약할 경우 염증 부위를 피해서라도 음식을 먹도록 한다. 단 자극적인 짠 맛, 신 맛, 매운 맛의 음식을 피해 염증에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구내염 수가 많고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베체트병이 어는 정도 진행된 상태로 봐야 하기 때문에 채소나 과일을 으깨거나 갈아 마시는 것이 좋다.

육류를 섭취하고자 할 때는 곰탕과 같은 탕으로 조리를 해서 국물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곰탕의 기름기는 모두 제거하고 섭취하도록 한다.김영진 내미지한의원 원장은 “베체트병 초기에는 입 안의 염증 때문에 음식물 섭취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데, 먹기 힘들어도 음식은 꼭 섭취해야 한다”며 “베체트병의 염증은 몸의 면역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식사를 거르고 영양상태가 나빠지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초기에 영양섭취까지 부족하게 되면 병이 아주 빠르게 진행될 우려가 있으므로 음식을 스프나 죽, 미음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조금씩이라도 나눠 먹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체트병은 현재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면역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음식은 면역력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는데, 결국 베체트병 환자들은 음식을 잘 먹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평소 밀가루 음식이나 술,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소화하기 힘든 거칠고 단단한 음식이나 떡볶이나 쫄면 같은 맵거나 짠 음식은 베체트병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김 원장은 “특정음식이 베체트병의 치료에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다양한 비타민을 섭취하면 베체트병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기본적인 면역체계가 바로잡혀야만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해 염증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