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머니가 간다] "말로만 듣던 유럽 강소기업 한번에 소개 받다니…"

KOTRA '유럽 M&A 플라자'

“동경만 하던 유럽기업을 매물로 한꺼번에 소개받는 행사가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서울 KOTRA 본사에서 28일 열린 ‘유럽 M&A 플라자 2012’에 참석한 중견기업 A사 관계자의 소감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해보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기업인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듯 이날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그리스 라트비아의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100여개를 웃도는 다양한 기업의 매물 정보를 제공했다. 움브로, 콜한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스페인 1위 여행업체로 에어유로파라는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리아 등이 이날의 매물 리스트에 올랐다.

국내에선 금호석유화학 만도 신원 오뚜기 이랜드 제일모직 코오롱인더스트리FnC 한국가스공사 한진 한화S&C 현대하이스코 휴켐스 CJ오쇼핑 LS전선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석해 크로스보더(국경을 넘은) 인수·합병(M&A)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로펌(법무법인) 및 회계법인, 투자은행(IB) 관계자들과 중견·중소기업 관계자들까지 약 200명이 KOTRA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매물은 스페인이 가장 많았다. 세계 최대 로펌으로 알려져 있는 DLA파이퍼의 후안 피콘 파트너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금융회사는 자산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DLA파이퍼가 매각을 위해 위임을 받은 매물만 해도 인드라(Indra) 등 26개사에 달한다. 인드라는 공공서비스 전문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 세계 110개국에 3만6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참가자들의 관심은 독일 기업에 가장 많이 쏠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가장 사고 싶은 것은 독일 기업인데 그동안 매물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언스트앤영에서 독일 M&A를 총괄하고 있는 카르스텐 리슈 파트너가 이번 행사를 위해 들고 온 매물은 파워트레인 및 특장차용 부품을 제조하는 A사(지분 40% 매각)와 기계부품 열처리용 특수 소재를 생산하는 B사(경영권 매각) 등 2개다.리슈 파트너는 “독일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네트워크 투자”라며 “자동차 분야의 경우 독일 부품 회사를 갖게 되면 BMW와 벤츠를 비롯해 독일 자동차 산업 전체 클러스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OTRA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M&A 지원 서비스’를 가동하기로 했다. 최대 1억원가량을 한도로 컨설팅 수수료를 지원하고, 매물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며, 다양한 자금조달 모델도 제시해줄 예정이다.

박동휘/김석/김태호 기자 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