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 어쩌다가"…반값 분양 신세

동탄·동백 50% 할인 판매…죽전도 10~40% 깎아줘
비싼 분양가·공급 과잉이 원인…실수요자엔 내집마련 기회
‘타운하우스 반값 할인 공급. 마지막 기회. 즉시계약 가능.’

경기 용인 동백지구 성산마을 일대에는 현재 ‘타운하우스 할인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5년 전에 분양을 개시했던 타운하우스가 팔리지 않자 일부 시행사들이 ‘반값 떨이’까지 나선 것이다.분양대행사인 미드미D&C의 이월무 사장은 “고급주택 분양시장이 급격히 퇴조를 보이면서 타운하우스의 분양가 거품도 완전히 꺼졌다”며 “이런 상황이 실수요자들에겐 싼값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탄·동백지역이 ‘반값 할인’ 주도

올해 초까지만해도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지어진 타운하우스들은 20~30% 정도 분양가 할인을 해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최근 들어선 할인율이 최대 50%까지 높아졌다. 반값 분양의 시작은 화성 동탄신도시다. 이곳에는 모두 6개 단지, 279가구의 타운하우스가 공급돼 있다. 이 중 자드인앤인이 최근 일부 가구에 대해 최대 50%까지 할인분양을 했다. 분양 관계자는 “15억~16억원 수준이던 분양가가 7억5000만~8억5000만원까지 빠지자 대부분 가구가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이곳 대우푸르지오하임 영동아트글란츠 등도 당초 분양가보다 최대 20~30% 정도 싼값에 일부 미분양 물량을 팔고 있다. 청도솔리움 등 일부 타운하우스들은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했다.

동백지구에서도 최근 반값 수준에서 분양이 시작됐다. K건설과 S건설은 지난 주말 일부 평형에 대해 반값 할인 현수막을 사업지 주변에 내걸었다. 이곳에는 모두 8개 단지, 526가구의 타운하우스가 공급돼 있다.○미분양 장기화로 할인폭 늘려

분당과 맞붙은 죽전지구 타운하우스의 분양가 할인폭은 10~40% 수준이다. 죽전 스타클래스 1·2차와 4차를 분양 중인 극동건설은 미분양 가구에 대해 25% 할인을 실시 중이다. 여기에 층별로 인테리어 등을 무상으로 시공해주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1층엔 개별정원 데크 및 조경공사, 2층엔 테라스 조경공사, 3층엔 다락방 인테리어 등을 제공한다. 가격할인과 무료옵션을 가미한 분양으로 계약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 분양 당시 계약률 ‘제로’였던 B타운하우스도 작년 8월부터 40% 할인분양에 나섰다. 일부 가구는 전세나 월세로 돌렸다. 판교신도시에서도 초고가 타운하우스들을 10~20%씩 깎아서 팔고 있다.이처럼 할인폭이 높아지는 것은 미분양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선 2005부터 4년 새 타운하우스 공급이 붐을 이뤘다.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계약률도 부진했다. 분양률이 50%도 안되는 곳이 태반이었다. 죽전·동탄·동백지구 등에서는 6개 단지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수도권 택지지구 타운하우스 대부분이 대형 가구로 구성된데다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웃돌 정도로 비쌌던 게 문제였다”며 “미분양이 장기화되자 시행사들이 결국 손해를 감수하는 ‘파격 할인분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