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임금피크제 확대ㆍ소형 호텔업 허용…박재완式 '스몰 볼' 종결판

눈에 띄는 대책

65세 넘어 퇴직해도 최대 120만원 실업급여 수령
4대강에 수상레저 체험장…주말에도 복지시설 개방

< '스몰 볼' small ball·: 작지만 체감도 높은 정책 >
정부가 마련한 하반기 경제운용의 주력 포인트는 내수다. 유럽 재정위기, 선진국 경기 회복 둔화 등으로 수출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 확충 △관광 인프라 개선을 통한 서비스산업 활성화 △서민 부담 완화 등 세 가지 줄기로 대책을 마련했다. 이들 모두 재정투입 규모가 크진 않지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표현대로 ‘스몰 볼(small ball)’들을 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퇴 세대 일자리 확충우리나라 고용률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은퇴기를 맞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다.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취업자(47만2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27만8000명에 달했다.

정부도 이들 은퇴 세대를 위한 일자리 지원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실업급여 수급연령 제한을 완화해 65세 전에 취업을 하면 65세를 넘겨 실직을 하더라도 최장 8개월동안 월 120만원까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65세가 넘어 취업을 하는 경우엔 일자리를 잃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현행 제도는 65세를 넘어가면 무조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또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지급 요건을 기존 ‘근로자 대표의 동의’ 외에 ‘단체 협약 또는 취업 규칙으로 정한 경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 대표의 동의가 없더라도 회사가 취업 규칙만 바꾸면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청년 일자리 대책도 포함됐다. 우선 청년들의 창업과 재도전을 촉진하기 위해 실패시 상환금을 감면하는 ‘융자상환 조정형 청년창업 자금’을 5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졸업생이 군 복무 중 기술·기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산업기능요원과 기술병을 뽑을 때 우대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규모는 올해 2200명에서 2500명으로 추가 확대한다.

○관광 인프라도 손질

정부는 내수 확대를 위해 관광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20~30실 규모의 소형 호텔업을 허용하고 호텔 건립 규제도 개선한다. 4대강 주변에 요트와 카누 등 수상레저 체험장 2곳을 연말까지 설치하고, 관광레저 비행로를 지정하는 등 여가산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또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각종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환자 의료사고 배상을 위한 공제회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 보다 근본적으로는 관광, 의료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확충한다. 이를 위해 18대 국회에서 무산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19대에 재추진할 계획이다.

통계청은 유망한 서비스산업에 대해 분야별로 세분화된 통계를 발굴하고 기존 통계의 조사 방법과 범위도 점검한다.

○서민대책 확대서민들의 교육, 복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들도 나왔다. 우선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설을 주말에도 개방토록 했다. 부모들이 주말에도 일하러 나가는 경우가 많은 취약층 자녀들을 위한 대책이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급 대상도 확대한다. 방과후학교 맞춤형 자유수강권은 저소득층 자녀가 자유롭게 방과후학교 강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수강료를 보전해주는 증서를 말한다.

정부는 올해 차상위계층의 하위 70%까지 연 48만원을 지급했으나 내년엔 차상위계층 전체에 연 60만원 수준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근 결혼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는 안도 추진한다.

박신영/김유미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