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공기업] 한국수출입은행, 2020년 여신 150조로 확대…

세계 3대 수출신용기관 도약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해 7월 창립 35주년을 맞아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현재 60조원대인 여신 규모를 2020년까지 150조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3 수출신용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수은의 ‘비전 2020 경영전략’이다.

수은은 이 같은 중·장기 비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대출이나 보증 업무뿐만 아니라 직접출자, M&A(인수·합병), 펀드, 금융주선 및 자문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은의 수출 기여도는 현재 16%대에서 2020년엔 18%로 높아지는 한편 76만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부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수은은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 금융지원 체제 구축 △녹색·자원개발 등 전략산업 해외 진출 선도 △국내 상업금융 보완기능 확대 등 3대 전략 과제를 선정해 놨다. 금융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8조원 수준인 수은법상 법정 자본금 한도도 2020년까지 15조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수은은 올해도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은행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금융 지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보다 3조원 늘어난 70조원의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플랜트 16조5000억원, 선박금융 14조6000억원, 녹색산업 5조원, 해외 자원개발 2조8000억원, 무역금융 12조원, 기타 19조1000억원이다. 수출 중소·중견기업 지원액도 지난해보다 1조원 늘려 총 15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수 중소기업 지원사업인 히든챔피언 사업 지원액을 늘리고 각종 컨설팅 및 무역금융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화는 11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올 들어 이미 70억달러가량을 조달했으며 일본, 브라질, 태국 등 비(非)달러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외화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호주 등의 수출금융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계 주요 상업은행과 대형 프로젝트 공동 지원을 위한 정례협의체를 발족할 계획이다. 국내 시중은행과도 공동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수은은 특히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해외 PF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5개의 차별화된 지원전략을 마련, 기업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제공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수출신용기구국제상업은행과 협력경쟁하면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며 “PF 방식의 금융 규모는 최근 5년간 5배 가까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의 PF 방식 수출금융 지원 실적은 2009년 8억7100만달러에서 2010년 24억8400만달러, 2011년에는 32억8500만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 기업이 시공만 담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운영·구매까지 사업 전반을 주도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 발굴해 사업 전 단계에 걸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상업금융기관이 해외 프로젝트 금융시장에 적극 진입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금융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IB(투자은행) 업무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