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반기 결산 1] 수입차 FTA로 급성장···급발진 잇따라 운전자들 '공포'

2012년 한 해도 절반이 지나갔다. 자동차업계는 올 상반기 수입차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다.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매달 평균 1만 대 수 준으로 성장하면서 올 연말 사상 첫 시장 점유율 10% 돌파도 점쳐지고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가격 거품을 뺀 수입차의 파상 공세로 판매가 부진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은 총 3부에 걸쳐 자동차업계 상반기 결산을 준비했다. 1부는 자동차업계 이슈 5가지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한·EU FTA 이어 한·미 FTA로 수입차 가격 낮아져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미국에서 수입·판매되는 수입차의 관세 1차분(8%→4%)이 인하됐다. 이에 따라 차값을 낮춘 미국산 수입차의 한국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 1월 출시된 도요타 뉴 캠리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으로 구형보다 가격이 낮아졌다. 하반기 출시되는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와 닛산 신형 알티마도 미국산 차량이 한국으로 들어와 팔릴 예정이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산 자동차 가격도 해마다 낮아진다. 지난해 7월 1단계 관세 인하 5.6% 적용에 이어 올 7월부터 유럽산 수입차 관세는 3.2%로 떨어졌다. 유럽산 자동차에 붙던 관세는 매년 단계적으로 인하돼 내년에 1.6%로 낮아지고 2014년 7월1일부터 관세가 완전히 없어진다. 이를 적용하면 이달부터 팔리는 BMW 520d는 90만 원, 벤츠 E200 CGI 블루이피션시는 80만 원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달군 '급발진 추정 영상'···정부 조사 착수상반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급발진 동영상'이 상위권에 자주 등장했다. 지난 5월6일 대구 'YF소나타 급발진', 5월30일 강남 '에쿠스 급발진' 등 급발진 사고 추정 영상이 인터넷을 달궜다. 영상에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아 당황해 하는 운전자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거셌다.

이로 인해 차량용 블랙박스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시사방송프로그램은 급발진 추정 사고들을 추적해 방송을 내보냈다. 결국 정부가 나서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 사고 6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이달 중 1차 조사결과가 발표된다. 해마다 급발진 사고가 늘고 있고 세계적으로 자동차 결함으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르노삼성 판매 부진···국산차 불황 예고르노삼성자동차가 올 상반기 최악의 판매 위기를 겪었다. 올 1~5월 내수와 수출 판매는 총 7만5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급감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인 21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재고가 쌓여 부산공장 생산 가동도 몇 차례 중단하는 등 2009년 쌍용차 사태 이래 국산차의 최대 위기설도 나온다. 그 사이 10%가 넘던 내수 점유율은 올 들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가 오히려 줄고 있는 것. 르노삼성은 하반기에 SM3, SM5 부분 변경 모델을 내세워 부진 탈출을 노리고 있다.

○수입차 디젤 인기···"국산차보다 많이 팔렸네"

수입 디젤차가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차 디젤 판매는 올 1~5월 총 1만8952대로 전체 61%를 차지했다. 국산 디젤차 1만1965대(39%)보다 더 많이 팔린 것. BMW 520d 및 320d, 폭스바겐 티구안과 골프, 아우디 A6 3.0 등 디젤차가 수입차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하반기에도 BMW, 폭스바겐, 아우디 A6 3.0 등 독일차 업체들이 디젤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시트로엥·미쓰비시 한국 시장 재진출

수입차 2개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2002년 국내 철수했던 프랑스 시트로엥 자동차가 10년 만에 다시 판매에 나섰다. 시트로엥은 프랑스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에서 판매를 맡았다. 국내 처음 소개한 모델은 최근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해치백 'DS3'. 지난 4월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 시트로엥은 하반기엔 중형 해치백 'DS5'를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도 1년 만에 한국 판매를 개시했다. 작년 3월 대우차판매의 출자법인 MMSK가 경영난으로 철수한 이후 최근 수입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CXC(대표 조현호)가 딜러권을 따냈다. CXC모터스는 지난 5월부터 'RVR', '랜서' 등 4개 모델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아직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경닷컴 김정훈/이지현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