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탄' 바닥…회사채 금리상승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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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북' 잔액 빠르게 소진▷ 마켓인사이트 7월2일 오전 5시52분 보도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물을 자기계정으로 매입할 수 있는 한도금액을 뜻하는 ‘회사채 인수 북(book)’ 잔액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회사채 52건 가운데 15건(28.8%)이 ‘희망 공모금리 밴드’(이하 희망밴드)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기업들이 당초 예상한 범위보다 높은 이자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인수 북에 여유가 있어 고객 기업에 경쟁적으로 낮은 희망밴드를 제시하고 해당 밴드 내 발행을 암묵적으로 약속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 4월17일 회사채 수요예측 도입 이후 5월 말(수요예측일 기준)까지 발행금리가 희망밴드를 넘어선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청약 당일 발행 물량이 안 팔리더라도 증권사들이 그 물량을 떠안아 완충장치 역할을 해준 덕분이다. 증권사별 인수 북 규모는 3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과도한 희망밴드 경쟁으로 팔리지 않은 물량이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인수 북 여유가 급격히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가적인 대규모 인수가 어려워진 탓에 최근엔 매각되지 않은 물량이 발생하면 발행기업에 금리를 올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고객 기업 회사채를 높은 가격(낮은 금리)에 사줄 수 있는 한도가 바닥났다”며 “회사채 발행금리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