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품소재 매물 많아…금액보다 미래 성장의지 내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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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M&A현장을 가다 - (3) 빗장 열리는 日 M&A시장“한국의 10대 기업 모두 일본에서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미야모토 미치오 대우證 도쿄지점 고문
미야모토 미치오 대우증권 도쿄지점 고문(66·시니어 어드바이저·사진)은 투자은행(IB) 업무만 25년째인 인수·합병(M&A) 전문가다. 그는 “최근 일본에선 M&A 시장의 인수후보로 한국 기업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G와 CJ가 각각 의류업체,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인수를 통해 일본에 유통망을 확보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성사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일 간 M&A가 상대적으로 다른 국경 간 M&A보다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술 집약적인 산업구조와 수출에 주력하는 경제구조가 유사해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 인수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유통채널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은 가능하면 한국 기업에 원천기술을 넘기려고 하지 않습니다.”작년 한국 대기업 한 곳이 일본 바이오·식품 소재기업 인수에 나섰다. 제시한 인수금액도 가장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종 인수자는 일본 기업으로 낙점됐다. 한국 기업이라는 감점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몇 가지 힌트를 줬다. “한국 기업은 M&A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원만한 경영 통합과 인수 후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또 “인수금액으로 접근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기업의 개척정신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야모토 고문은 상대적으로 부품·소재부문의 M&A 가능성을 높게 봤다.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발광다이오드(LED) 건설기계부문의 부품·소재 기업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수요가 큽니다. 비공식적으로 매물화된 일본 부품·소재 기업이 60여개에 이릅니다.” 엔고 현상만 빼면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매수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도쿄=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