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과도한 차입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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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박준동 금융부 차장 jdpower@hankyung.com경제용어도 시대상황에 따라 바뀌기 마련입니다. 1980년대 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한 용어인 재(財)테크는 한국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많이 사용됐습니다. 재테크는 일본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어떻게 활용할까 연구하면서 시작된 말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1980년대 호황기에 수출 등으로 큰돈을 벌었죠. 이를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개인들을 대상으로 바꾸면서 개인이나 가정의 재산불리기라는 뜻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한국에선 재테크란 용어를 주로 이런 의미로 사용해 왔습니다.
재테크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융회사의 자금을 끌어와 쓰는 것입니다. 전자는 주식 등 위험은 있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방안이 연구됐습니다. 파생상품이나 원자재 등 상품투자는 그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후자는 주로 부동산 투자에 활용됐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값이나 땅값 상승이 유력한 곳에 투자해 자금을 불리는 방식입니다.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재테크도 바뀌고 있습니다. 우선 재테크라는 용어 대신 재무관리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만 하더라도 생애재무설계, 100세 시대 재무설계 등의 용어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는 재산을 크게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것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소득과 미래에 벌 수 있는 소득을 따진 후, 노후에까지 자금을 쓸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뜻입니다. 리먼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징후가 뚜렷해 공격적 투자를 통해 과거처럼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번 ‘Better Life’의 주제는 대출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감당하기 힘든 대출은 쓰지 말라’입니다. 만약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꼼꼼히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더 금리를 낮게 적용받고,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게 현명할 것입니다. 대출 전 체크리스트와 내 몸에 맞는 대출, 신용등급 높이는 법 등은 곁에 두고 평소에도 참고할 만하다고 자부합니다.
박준동 금융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