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스원 이창훈 사장, 車 관리용품으로 '1000억 클럽'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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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세척제 친환경 인증
유리발수제 등 제품 다양
하반기 중국 지사 설립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허를 찔린 미국은 극비리에 ‘비장의 카드’ 개발에 착수했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서 전력을 집중해 개발한 건 미사일도, 전투기도 아닌 ‘유리발수제’였다. 전투기 앞 유리에 빗방울 등 물기가 맺히지 않게 하는 유리발수제 덕분에 깨끗한 시야를 확보, 세계 최초 항공모함 전투인 ‘산호해 해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국내 자동차 관리용품 1위 불스원(사장 이창훈)이 판매하는 ‘레인OK’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 제품이라고 한다. 유리발수제가 군사기밀에서 해제되며 자동차 용품으로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개발자에게서 기술을 배워 와 국내 시장에 맞게 리모델링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이창훈 사장은 “장마철이 다가오면 으레 레인OK 수요가 급증한다”며 “빗길 안전운전 도우미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장마철 폭우는 운전자들이 쉽게 피할 수 없는 위험요인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3년간 빗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교통사고의 40%가 장마철(6~8월)에 집중됐다.
‘불스원샷’은 알뜰운전 도우미다. 연료를 태우면 100% 연소가 안 되고 그을음이 남는데 이를 제거해 엔진 성능을 높여주는 엔진내부세척제다. 이 사장은 “불스원샷을 넣고 5000㎞를 주행하면 이산화탄소 24.2㎏이 저감돼 소나무 네 그루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연비도 3% 이상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두 제품을 앞세워 불스원은 고속질주하고 있다. 2010년 매출 437억원, 2011년 670억원에 이어 올해는 ‘1000억원 클럽’ 가입이 목표다. 연평균 성장률이 53%에 달하지만 이 사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한다. 엔진, 차체, 유리, 시트, 실내공기 등 수요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급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M 등 선진국 해외 기업을 제외하면 마땅한 국내 경쟁사가 없는 것도 한몫했다. 그는 “에어컨 필터와 방향제(그라스)를 비롯해 100여종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개발 중인 신제품이 수십종에 달한다”며 “지금은 보급률이 미미하지만 1850만 오너 드라이버가 모두 잠재 고객이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하반기 중국 상하이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스원은 동양화학 옥시크린 사업부가 전신이다. 이사장은 동양화학 부사장, OCI 상사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불스원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