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연탄 직거래…'자원트레이딩 펀드'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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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證, 年 3000억 규모▶마켓인사이트 7월3일 오전 7시11분 보도
사모펀드(PEF)가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한 뒤 종합상사 등에 판매하는 ‘자원트레이딩 펀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PEF와 기업이 결합한 새로운 해외 자원 확보 방식이어서 주목된다.하나대투증권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지역 광산에서 나오는 유연탄을 확보하기 위해 하나블랙골드라는 PEF를 운용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여기에는 하나대투 외에 3개 금융회사가 참여했다. 펀드의 연간 총 운용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펀드는 과거 종합상사들이 해오던 유연탄 구매를 대행한다. 종합상사들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신용거래가 쉽지 않아 유연탄 확보에 애를 먹었다. 현지 판매자 대부분이 현금 거래를 원해 신용장(LC)으로는 거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나블랙골드는 종합상사를 대신해 펀드 자금으로 생산광구의 유연탄을 확보한 뒤 종합상사에 되판다. 기업들의 해외 광구 인수 때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원을 거래한다는 점에서 기존 석탄펀드와는 다르다. 펀드는 이달 중순 운용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달 중 선적을 시작하며 대우인터내셔널에 처음으로 공급한다. SK네트웍스 STX 등 7개 기업이 석탄 구매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러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이런 형태의 펀드로 수익을 올린 뒤 광산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켜 왔다. 이수빈 하나대투증권 글로벌투자팀장은 “앞으로 펀드 규모가 커지면 광구를 직접 사들이는 자원 인수·합병(M&A)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