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여객수요 증가율 사상최대…3분기 실적 기대해도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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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대한항공“유럽위기라고 하지만 상반기 여객수요는 10%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반기 미얀마·사우디 취항 예정…올 영업이익 8200억원 목표
고객들 A380 기종에 '높은 점수'…비즈니스석 매출 40% 이상 늘어
자회사 진에어와 시너지 높일 것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사진)은 유럽발(發) 금융위기와 고유가로 고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 사장은 △유가가 연초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85달러로 내려왔고 △원·달러 환율은 1150원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여객수요가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 등 친환경 기재를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개척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올 3분기 3조6000억원의 매출과 38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010년부터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지 사장은 사내에서 보기 드물게 여객부문과 화물부문에 모두 정통한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교육학과를 나와 1977년 대한항공에 입사, 시드니 지점장 등을 거쳤다. 이어 여객노선영업부 담당상무와 서울여객지점장을 역임하며 여객영업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화물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화물수송 세계 1위 기록을 이어가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유럽발 위기가 실물로 번지고 있습니다.
“유럽위기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을 통한 여객 수요가 올 들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유럽 위기가 전체 여객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여행 수요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베트남 다낭, 케냐 나이로비에 취항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미얀마와 사우디아라비아 취항도 예정돼 있습니다.” ▶유가와 환율의 영향은 어떻습니까.
“대한항공은 연간 3300만배럴의 유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8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환율은 달러당 10원 오르면 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됩니다. 유가는 WTI(서부텍사스유) 기준 지난 3~4월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85달러로 내려왔고, 원·달러 환율도 1150원 수준으로 안정세입니다.”
▶실적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2분기부터 유가와 환율의 안정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됩니다. 여객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는 전망이 더 밝고요.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8200억원입니다. 2010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로, 세계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수치라고 봅니다. 외부 환경만 안정되면 무리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물부문은 유럽 위기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객 수요와 달리 화물사업은 유럽 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런던올림픽 특수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물동량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의약품, 화훼류 등 새로운 화물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올초 도입한 최신 화물기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까.
“지난 2월 들여온 B747-8F와 B777F는 연료효율이 기존 항공기 대비 20%가량 높습니다. B747-8F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용 화물기로 수요가 큰 화물시장에, 최장비행이 가능한 화물기인 B777F는 장거리 노선에 각각 투입해 운영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화물분야가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연료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생각입니다.”
▶A380 항공기의 1년 성과는 어떻게 평가합니까.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역시 연료효율이 높은 친환경 항공기로 대한항공의 수익성 향상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뉴욕, LA, 프랑크푸르트 등에 투입해 현재 4개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습니다. 2층 전체가 비즈니스석이고 바 라운지, 기내면세품 전시공간 등에 대해 고객들이 좋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A380을 투입한 장거리 노선의 전체 수송이 20% 이상, 비즈니스석이 40% 이상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향후 5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입니다.”
▶EU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인한 영향은 없습니까.
“EU로부터 2012년 205만, 2013년부터 2020년까지는 193만8000의 무상할당량이 결정됐습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죠. 유럽노선에 고효율 최신 항공기를 우선 투입하고 연료탑재량이나 항로 개발, 비행 속도 등에서도 효율을 높여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친환경 고효율기종으로 주력 항공기도 교체해 나가고 있고요.”
▶동북아 시장에서 저가항공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양질의 고객 서비스와 다양하고 편리한 스케줄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큰 무기는 최신 항공기와 명품 좌석과 같은 하드웨어의 우수성입니다. 우리의 장점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자회사인 진에어와의 시너지는 어떻습니까.
“진에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분화하고 있는 항공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운항노선의 차별화와 상호 스케줄 연결 강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항공기 제조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한항공은 국내 최초로 항공기 제작사업을 시작한 제조업체입니다. 1970년대 초 항공기 제조사업에 진출해 500MD, UH-60 헬기, F-5 제공호 전투기 등 완제기를 생산했습니다. 최근에 수주한 P-3C 해상 초계기 성능개량 사업을 포함하면 수주 잔액은 4조7000억원 규모입니다. 자체 개발한 A320용 날개부품인 샤크렛에서만 앞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됩니다. 40년간 축적한 경험과 시설,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 구조물 제작 분야에 더욱 활발하게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