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기 증편 호재…국내·외 저가 항공사와 경쟁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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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대한항공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까지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왔지만, 2분기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가 현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2010년 3분기 IFRS기준 영업이익 4165억원)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이후 적극적인 항공기 투자에도 불구하고 업황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쳐 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업황이 호전되면서 억눌려있던 잠재력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점과 약점
◆급증하는 외국인 입국수요한류 및 아시아통화 강세에 따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여객부문 탑승률은 4월 76.7%, 5월 77.7%, 6월 82%로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7~8월 성수기에는 평균 85%대의 탑승률이 기대되고 있다. 요즘과 같이 부진한 글로벌 경기환경에도 국제여객사업부문의 탑승률이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내국인 출국수요 증가보다는 외국인 입국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2012년 1~5월 내국인 출국수요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7.3%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입국수요는 전년 대비 24.3% 증가했다. 특히 일본(32.8%), 중국(29.3%), 동남아(25.9%) 승객의 입국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K팝 열풍에 따른 한류 영향과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단기성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지속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항공기 증설효과 극대화대한항공은 지난해 A380-800기종 5대와 B777-300ER기종 3대 등 대형 항공기 도입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여객 수용력을 10% 이상 증대시켰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 상반기로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장거리 여객수요 감소로 공급증설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최근 외국인 입국자 및 환승객의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3분기 여객 성수기 도래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3분기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하락으로 각종 수지도 개선될 듯
지난 주말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84.9달러로 크게 상승했지만, 6월 말 항공유가는 올 3월 고점인 배럴당 138달러 대비 30달러 하락한 108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유가 상승은 글로벌 경기의 회복을 반영하는 것으로 항공수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유가 상승 시 원·달러환율의 하락세가 예상되는 점도 반가운 사실이다. 한편 정비비는 1분기에 900억원 정도 나왔다. 평균적으로 분기에 600억~700억원 정도 나가는데 1분기는 많이 나온 측면이 있다. 계속 그 수준으로 반복해서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항공기 도입비용은 부담요인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에 따른 투자지출 부담은 그동안 대한항공의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2006년 이후 투자로 인한 지출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많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외부 차입금 규모가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3월 말 현재 여객기 119대, 화물기 25대 등 총 144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 2016년까지 추가로 50여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은 대한항공이 빠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발생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의 총차입금은 올 3월 말 현재 14조1000억원으로 2010년 말 대비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항공산업의 경기 둔화추세는 대한항공의 재무부담을 키울 수 있다. 선진국들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한 타격이 신흥국 경제로 빠르게 확산된다면 대한항공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심화되는 국내 항공시장 경쟁
국내 항공시장은 국내외 저비용 항공사의 시장 진입으로 인해 경쟁 강도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전히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 노선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항공운송시장이 지닌 높은 진입장벽으로 급격한 경쟁구도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다. 항공운송시장은 초기 운영자금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안전운항과 서비스, 운항의 적시성 등 다양한 경쟁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시장 지위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 국내선 여객 수송의 37%, 화물 수송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항공화물운송 분야에선 2009년까지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적인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를 100% 자회사로 둔 점도 경쟁 심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진에어는 저비용 항공사로 이동하는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대한항공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효과적으로 방어해주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기업분석부 팀장 arbor@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