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보험사 CEO로 변신후 첫 특명 "변액연금 실수익률 먼저 공개하라"

미래에셋생명, 9일부터 시작
보험약관·증권 양식도 개선
“밤을 새워서라도 변액연금 실수익률을 낱낱이 공개하는 시스템을 빨리 구축해라.”

증권 전문가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 부회장(51·사진)이 직원들에게 내린 엄명이다. 최 부회장은 오는 9일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의 실제 연금수익률을 투명하게 보여주기로 결정하고, 연산시스템 구축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미래에셋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가입 초기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다 공개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보험 계약자들은 지금까지 각사 홈페이지에서 변액연금 적립금과 편입펀드 수익률 정도만 조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미래에셋을 필두로 각사 웹사이트를 통해 납입보험료에서 각종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뗀 후 실제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을 알 수 있게 된다.

최 부회장은 “변액보험 수익률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것처럼 소비자들이 종전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대처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미래에셋생명 CEO로 취임한 최 부회장은 ‘고객중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내정 상태에서 종전의 딱딱한 보험약관을 쉬운 언어로 뜯어고치도록 지시했다. 최근엔 계약자들이 꼭 알아야 할 안내사항을 표지 앞쪽에 기재하는 식으로 보험증권 양식을 개선하기도 했다.

일반 직원들과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그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직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최 부회장은 “말만 앞세워 공언하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든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성실한 실천이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 요소란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올 하반기에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주식 시장이 약세이지만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제2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그는 “신랑과 신부가 결혼하려면 준비가 필요한데 다 갖춰놓은 상태”라며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 창립 멤버인 최 부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쳤다. 증시를 바라보는 눈이 예리하다는 의미로 ‘증권업계 독수리’란 별명을 얻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