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가뜩이나 고달픈데…혜민스님 '새벽 6시에 놀아줘라' 조언에 분노 폭발

혜민스민이 최근 논란을 일으킨 발언에 대해 '참회한다'며 사과했다.

혜민스님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윗에 오해의 소지를 만들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직장맘께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점 때문에 가슴 아프시다고 해서 그러면 시간이 나는 틈틈히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시라는 말로 '아침시간이라도'라고 한 이야기인데 어쨌거나 저의 부덕한 탓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지난 4일 혜민스님은 "맞벌이하시는 경우 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하시죠. 이럴땐 방법이 있어요. 엄마가 어린 애들 일어나는 새벽 6시부터 45분 정도를 같이 놀아주는 것이에요. 새벽에 놀아주세요"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히 놀아달라는 의도로 작성한 글이었지만 일부 위킹맘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현실을 알고 하는 소리냐" "아침에 그렇게 놀아주면 워킹맘은 죽는다" "맞벌이에서 육아는 부부 공동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혜민스님의 트윗을 비난했다.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육아시간이 남성에 비해 약 3배가량 많았다.

대한민국에서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결혼을 했어도 아이가 없을 때는 회식을 하든 야근을 하든 직장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고 남편과의 갈등도 크지 않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분류되는 순간부터 삶은 180도 바뀐다.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은 본문에서 "먹고 자고 싸고 우는 일이 전부인 아이를 두고 직장은 커녕 밖에 나가는 것조차 버거워지고 집안일은 몇십배로 늘어나며 인생의 동반자라 생각했던 남편은 순식간에 아무 데도 도움이 안되는 철천지원수가 돼버린다"고 표현했다.

24시간 동동거려봤자 자부심보다는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자괴감과 허탈감만 커진다는 것.

'워킹맘'은 사회와 가정에서 힘들고 중요한일을 척척 해내는 슈퍼우먼이지만 대부분 '빵점 엄마' '부족한 엄마'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이수연 소장은 "엄마와 아내, 며느리의 역할에서는 80점 정도의 목표만 가지고 스스로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설사 조금 부족하더라도 '난 잘하고 있어' '이정도면 훌륭하지'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트위터리안 혜민스님은 여러 저서를 베스트셀러에 올리며 사회적으로 많은 어록을 남긴 하버드대 출신의 승려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